홍아란(23, KB스타즈)과 신지현(20, 하나외환)의 꽃미소 한 방에 추운 겨울 꽁꽁 언 삼촌 팬들의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
여자프로농구 팬들이라면 주목.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오는 18일 오후 2시 청주체육관에서 성대한 막을 연다. 이번 올스타전에는 특별한 볼거리가 있다. 바로 홍아란(23, KB스타즈)과 신지현(20, 하나외환)이 깜짝 가수로 변신한다.
에이핑크로 변신? 그랬으면 좋겠지만 아니다. 두 ‘귀요미’는 이번에 인순이의 곡 ‘거위의 꿈’을 열창할 계획이다. 너무 음정이 높은 노래를 선곡한 것 아니냐고? 그런 것 같다. 그래도 팬들을 위해 마냥 열심히 연습하는 둘의 모습에 저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큰 무대를 앞둔 홍아란과 신지현은 15일 압구정동의 뮤직스튜디오에서 전문적인 보컬트레이닝을 받았다. 둘은 이틀 동안 맹훈련을 통해 ‘거위의 꿈’을 완벽하게 소화해낼 예정이다. WKBL 관계자에 따르면 16일 본 공연에 쓰일 AR(반주와 보컬을 함께 녹음한 음원)을 녹음할 예정이다. 하지만 홍아란과 신지현이 한층 자신감이 붙을 경우 본 공연에서 과감하게 ‘라이브’로 노래할 계획도 있다고 한다.

과연 둘의 노래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아무래도 여자다보니 저음에서 음정이 살짝 불안했다. ‘거위의 꿈’은 본격적으로 음이 높아지는 “그래요~ 난” 이 부분이 고비다. 홍아란은 곧잘 고음을 따라 불렀다. 하지만 신지현은 영 자신이 없었다. 서로 쳐다보면서 웃음보가 터져 노래가 힘들었다. 결국 보컬트레이너는 파트를 나눠 홍아란이 고음영역을, 신지현이 중저음을 소화하도록 했다. 그러자 홍아란은 자신의 고음을 버리고 신지현의 저음 반주에 맞추는 실수를 하다가 박장대소를 했다.
사실 농구팬들에게 두 선수가 노래를 잘 부르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두 선수가 함께 뭉쳐서 뭘 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었다. 이날 수 십 명의 취재진이 모여 열띤 취재열기를 보였다. 전원이 3~40대 아저씨들이었다. 홍아란과 신지현이 ‘꽃미소’를 발사할 때마다 “옳지! 잘한다!”는 탄성이 터졌다. 마치 돌잔치에서 딸의 재롱을 보는 듯한 ‘아빠 미소’였다. 홍아란과 신지현은 순식간에 일하러 온 취재진을 ‘삼촌팬’으로 만든 마성의 매력이 넘쳐 흘렀다.
홍아란은 “사실 노래를 못 불러서 노래만큼은 안하려고 했어요. 그래도 이왕 하게 됐으니까 좋은 추억으로 삼고 재밌게 하고 싶어요. 그래도 노래방에 가면 60점 이상은 나와요”라며 깔깔 웃었다.

옆에서 듣던 신지현은 “올해 처음 올스타에 뽑히고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아요. 너무 크게 이슈가 돼서 부담된 것도 사실이예요. 하지만 팬서비스를 위해서라면 할 수 잇는 것은 다 해드리고 싶어요”라며 미소를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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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