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입단 꿈꿔왔다”.
삼성 라이온즈, 고양 원더스를 거쳐 다시 프로 팀 유니폼을 입은 내야수 김선민(25, kt 위즈)이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당초 스프링캠프 합류를 예상치 못하고 있었으나 명단에 올랐다는 소식에 김선민은 “엄청 좋다. 어렵게 잡은 기회다. 프로 팀에서 스프링캠프를 가는 건 처음이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제 16일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서 1군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2010년 대구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던 김선민은 예상과 달리 ‘2010 신인지명회의’에서 어떤 팀의 부름도 받지 못했다. 고등학교 3학년 당시 14경기서 타율 3할4푼(53타수 18안타)을 기록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하지만 가능성을 인정받아 삼성의 신고 선수로 입단했다.

그러나 2년도 되지 않아 방출 통보를 받았다. 김선민은 “입단했을 때는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어린 나이여서 그런지 열심히 하지 못했다. 운동을 하기는 했지만 노는 걸 좋아했다. 초심을 잃어버렸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의 선택은 군 입대였다. 막막한 생각에 입대를 했으나 야구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다. 김선민은 “군 입대 후 야구에 대한 절실함이 생겼다. 겨울에 텐트에서 자고 있는데 ‘밖에 있는 친구들은 따뜻한 나라에서 야구하고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고등학교 동기이자 친한 친구인 이재학은 2012년 퓨처스리그에서 최고 투수로 우뚝 섰다. 그는 야구를 하고 있는 친구가 마냥 부러웠다.
그리고 다시 배트를 잡았다. 김선민은 입대 후 이등병 때부터 남들 몰래 방망이를 돌렸다. 야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고 마침 10번째 구단이 생긴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는 “kt라는 팀이 생겼고 이 팀에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 일기장에 ‘kt에 가고 싶다. 할 수 있다’고 적어놓기도 했다. 제대 후에도 kt 트라이아웃에 맞춰 운동을 했다.
하지만 제대 후 막막하기만 했던 김선민은 kt에 앞서 열린 고양 원더스 테스트에 참가했다. 김선민은 “원더스 테스트가 2~3주 정도 앞서 있었다. 그리고 합격을 하게 돼 바로 계약을 했다. 절실한 마음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더스 입단은 그에게 인생의 중요한 변환점이 됐다. 김성근 감독의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해야 했고 실력도, 마인드도 한층 성숙해졌다.
김선민은 “그 때 kt에 들어갔으면 지금까지 야구를 하고 있었을지도 의문이다. 강훈련을 이겨낸 것이 도움이 됐다. 원더스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 가장 절실했을 때 원더스에 들어갔고 감독님, 그리고 김광수 수석 코치님께 정말 많이 배웠다. 펑고를 엄청 받았다. 시즌 중에 3,4경기 연속 실책을 하고 ‘내 실력은 여기까지인가 보다’라고 생각 한적도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글러브 끼고 나오라고 하셔서 일대일 훈련을 받기도 했다. 그 때 정말 많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양 원더스는 지난해 9월 전격 해체했다. 독립 구단의 한계에 봉착했고 선수들도 갈 곳을 잃었다. 다행히 김선민은 kt의 부름을 받았다. 교류 경기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합격점을 받은 것. 김선민은 “kt에 오게 돼 기뻤다.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팀의 해체였다. 해체하고 며칠 뒤 감독님이 kt에 가게 됐다고 말해주셨다. 하지만 원더스 동료들한테 미안한 감정이 앞섰다. 다 같이 열심히 했는데 나만 가게 된 느낌이었다”며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어찌됐든 김선민은 군대에서부터 꿈꾸던 kt에 입단했다. 구단의 기대를 받으며 곧바로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대구 마무리 훈련에선 전 소속팀 삼성과 연습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당시 한 경기서 3안타를 치는 등 맹활약했다. 김선민은 “김한수, 김재걸 코치님께 자주 연락을 드리는데 kt에 입단해 좋아하셨다. 나도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코치님들이 ‘열심히 하니까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해주셨다”고 말했다.
이후 대구, 제주에서 열린 마무리 캠프를 모두 소화했다. 조범현 kt 감독의 훈련은 김성근 감독 못지않게 힘든 것으로 소문나있다. 김선민 역시 훈련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는 “어릴 때부터 운동을 많이 하는 학교를 나와 훈련 강도에 대한 걱정은 없다.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밖에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잘 다치지 않는 것도 내 장점 중 하나다. 꾸준함은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선민은 앞으로의 각오를 묻는 질문에 “나를 딱 봤을 때 ‘독기 있어 보인다. 악바리다’라는 평가를 듣는 선수가 되고 싶다. 또 1군에서 계속 살아남고 싶다. 주전이든 백업이 됐든 살아남고 싶다. 1군 엔트리에서 풀타임으로 있어보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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