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타자 2R’ 최고 효자손 경쟁 시작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1.16 06: 29

‘외국인 3인 체제’에서 지난해부터 대거 등장한 외국인 야수들이 2라운드를 맞이한다. 소속팀의 가려운 곳을 긁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한국무대를 밟는다. 이들의 성과는 각 구단의 전력 균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015년 새해가 밝을 때까지 외국인 야수를 확정짓지 못했던 두산과 SK는 전지훈련 출국을 앞두고 새 외국인 야수 영입을 마무리했다. 호르헤 칸투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두산은 14일 잭 루츠(29)와 총액 55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어 SK도 15일 앤드류 브라운(31)을 총액 80만 달러에 영입했다. 이로써 10개 구단의 외국인 야수는 라인업이 모두 확정됐다.
지난해 뛰던 선수들 중 재계약에 이른 선수는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이끈 주역 중 하나인 야마이코 나바로(28), 3할-30홈런-100타점 고지를 모두 점령한 에릭 테임즈(29, NC), 초반 우려를 딛고 준수한 성적을 낸 브렛 필(31, KIA)까지 세 명이다. LG에서 넥센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브래드 스나이더(33)까지 합치면 4명이 신임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 외 절반이 넘는 6명은 새로운 얼굴이다.

야수는 적응 측면에서 투수에 비해 첫 해 성공 확률이 더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교체를 했다는 점은 그만큼 가려운 정도가 적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모든 팀들이 야수진의 가장 큰 취약점을 보완하는 데 외국인 야수 카드를 썼다. 이들이 구멍을 메우며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10개 구단 모두 해볼 만한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하지만 매년 잘하는 선수와 그렇지 못하는 선수는 나오고 그 차이에서 성적도 갈린다.
3루가 고민인 LG는 MLB 경력이 많은 잭 한나한(35)과 계약했다. 지난해에도 3루 자원인 조시 벨을 영입한 LG는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다. 경험이 풍부하고 수비력이 안정됐다는 평가다. 역시 1루와 3루가 다소 취약한 두산도 두 포지션을 모두 볼 수 있는 루츠를 영입했다. 3루에서 경쟁하는 최주환 허경민, 1루의 오재일과 김재환 모두 풀타임 주전 경험은 없다. 루츠가 소방수 몫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롯데는 텍사스에서 추신수와 같이 뛰었던 외야수 짐 아두치(30)를 영입했다. 거포 스타일은 아니지만 전준우의 군 입대로 외야에 공백이 생긴 롯데로서는 꾸준한 활약만 해줘도 큰 힘이다. 역시 외야 수비가 문제였던 한화도 나이저 모건(35)으로 해답을 찾으려 하고 있다. 수비를 중시하는 김성근 감독의 입에서 “타격은 약간 떨어질 수 있어도 중견수 수비가 좋다”라는 호평을 받았다.
kt는 중심타선에서 활약할 수 있는 3루 자원 앤디 마르테(32)를 선택했다. 장타력과 수비 능력을 모두 갖춘 선수라는 게 내부의 판단이다. 나름대로 시장에서 찾기 어려운 ‘3루 거포’ 요원을 외국인으로 채웠다고 볼 수 있다. 당초 2루 자원을 찾던 SK는 매물이 많지 않아 차선책으로 여기던 우타 거포형 스타일의 브라운을 영입했다. 브라운은 코너 외야수 및 1·3루 수비도 가능하다. 주축 선수들의 휴식 시간을 메워주는 등 다방면 활용이 가능하다.
10명의 선수들은 모두 MLB 경력이 있다. 한나한이 614경기에 나서 가장 많은 경력을 가지고 있고 모건이 598경기로 뒤를 따른다. 새로 온 6명 중 2014년 MLB에서 뛰었던 현역 메이저리거도 5명이나 된다. 하지만 지난해 루크 스캇의 사례에서 MLB 경력이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음은 잘 드러났다. 오히려 MLB 출전이 79경기에 불과했던 나바로가 대박을 치며 삼성의 가려운 곳을 팍팍 긁었다. 올해는 누가 최고의 효자손으로 등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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