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장 오재원의 엄포, ‘공항에서부터 비장하라’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1.16 06: 16

오재원(30, 두산 베어스)은 평소 프로야구 전체에서도 가장 승부욕이 뛰어난 선수로 꼽힌다. 선수들은 ‘팀을 위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지만, 오재원이 하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이러한 승부욕을 바탕으로 올해는 팀의 주장도 맡는다.
새 주장의 각오는 시무식에서 확실히 드러났다. 시무식에서 주장 자격으로 마이크를 잡은 오재원은 “올해 9년차인데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적은 2번밖에 없었다. 최소 4강에 가서 우승까지 목표로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패배가 그 무엇보다 싫다는 말을 돌려서 표현한 것이다.
외부에서는 두산이 지난해 두산다운 야구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많이 했다. 오재원은 전지훈련 출발 이틀 전인 13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밖에서 봤을 때 느슨해졌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그렇게 보였다면 우리 잘못도 있기에 파이팅을 강조할 것이다”라며 선수들에게 투지를 심어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작은 행동부터 바꿔나가겠다는 것이 오재원의 생각이다. “공수교대 할 때 힘차게 달려 나가고, 외야 플라이 때 열심히 뛰자고 말하려고 한다. 파이팅을 외쳐야 할 때 조용한 선수들은 지적할 것이다. 이런 면은 감독님도 강조하시는 부분이고, 선수들도 모두 알만한 나이다. 앞에서 보여주면 보면서 따라올 것이다”라는 말로 자신부터 솔선수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전지훈련에 임하는 각오 역시 남다를 수밖에 없다. 오재원은 전화통화 당시 “역전패나 어이없는 패배를 많이 당하면서 여름을 보내 선수들이 지친 것 같았다. 모두 힘들었겠지만 이겨내지 못한 우리 잘못이다. 이를 통감했고, 15일에 미국으로 출발할 때부터 책임감 있게 비장한 마음으로 공항에 나오라고 했다”며 선수들에게 강조했던 정신을 다시 강조했다.
전지훈련 출발일이던 15일 인천공항에서 만난 오재원은 웃지 않았다. 두산에서 가장 비장한 표정을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근육도 시즌 때보다 불어 있었다. 얼마나 증량했는지 묻자 오재원은 “예전 수준이다. 몸이 기억하고 있는 정도기 때문에 이렇게 해야 몸 상태가 금방 올라온다. 미국(캠프)에서도 노력해서 100kg 가까이 만들려 한다”고 설명했다. 시즌에 들어와 경기를 거듭하며 조금씩 체중이 빠지는 것을 감안한 계획이다.
팀 전력이 올라간 것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오재원은 “팀 성적이 좋으면 개인의 가치도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장)원준이가 오면서 팀의 조각이 짜인 느낌이다. 코너 내야수(잭 루츠)도 왔는데 어떤 선수일지 궁금하다. 잘 조화되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루츠는 자신의 팀원인 것은 물론 내야 수비에서도 호흡을 맞출 선수다.
김태형 감독은 외국인 선수 관리를 주장을 중심으로 한 선수단에 맡길 것이라는 뜻을 알린 바 있다. 이에 대한 오재원의 생각은 어떨까. 간단명료했다. “(홍)성흔이 형만 있으면 다 끝난다. 문제없을 것이다”라며 오재원은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 루츠도 홍성흔의 도움을 받아 전임자인 호르헤 칸투만큼이나 빠르게 팀에 적응할 것인지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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