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헬로! 이방인'이 13회를 끝으로 3개월 만에 종영했다. 정체성을 찾기도 전에, 부진한 시청률을 만회하고자 여러 변화를 급하게 시도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MBC '헬로! 이방인' 마지막 회에는 신봉선과 함께 신년맞이 MT를 떠나는 이방인들(강남, 파비앙, 프랭크, 핫산, 버논)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방인들은 이 곳에서 발가락 씨름, 의자 경주대회, 멍 때리기 대회 등의 글로벌 운동회를 펼친 후, 각국의 전통요리를 나눠먹으며 대미를 장식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원년멤버인 주인장 김광규가 출연해 수미상관식 엔딩을 탄생시켰다. 김광규의 깜짝 등장에 강남은 “나는 이 형 일주일에 7번은 만난다”면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지만, 프랭크는 “형님 정말 보고 싶었어요”라고 말하며 열렬하게 김광규를 환영했다.

그러나 이내 “형님 ‘헬로이방인’에서 잘린 거 아니에요?”라고 돌직구를 던져 김광규를 당황케 했다. 김광규는 말끝을 흐리며 즉답을 피했지만, 줄리엔 강 또한 잘렸다는 소식에 파안대소해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김광규는 마지막으로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했었던 출연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고, 이방인들은 “외국인 방송인들에게 불미스러운 사건이 생기면 외국인을 향한 시선이 안 좋아진다. 외국인이라는 색안경에 상처를 받지만 그런 시선을 지울 수 있도록 우리가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며 안녕을 고했다.
'헬로 이방인'은 지난해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정규 편성돼 외국인 청춘남녀가 게스트 하우스에서 벌이는 좌충우돌 생활기를 담았다. ‘비정상회담’發 외국인 방송인의 인기가 정규 편성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비정상회담’과 ‘룸메이트’를 결합시킨 듯 한 콘셉트는 첫 방송부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자아냈다.
시청률은 첫 회부터 저조했다. 이에 제작진은 출연자들의 캐릭터가 제대로 자리를 잡기도 전에 멤버 교체와 콘셉트 변경을 시도했다. 김광규가 하차하고 줄리엔 강이 투입되며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체험하며 다양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담는 것으로 프로그램의 방향이 수정됐다.
줄리엔 강의 합류는 나름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주사 해프닝으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만큼 줄리엔 강의 한 마디 한마디가 기사화되며 ‘헬로 이방인’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덕분에 프로그램도 활기를 되찾으며 시청률 반등의 기회를 잡는 듯 했지만, 제작진은 이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결국 프로그램의 폐지를 알렸다.
‘헬로이방인’ 빈자리는 금요일에 방송되던 ‘띠동갑내기 과외하기’가 채운다. 이에 따라 ‘띠과외’는 오는 29일부터 목요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된다.
‘헬로이방인’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