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삼시세끼-어촌편'이 시작부터 예상 못한 암초에 부딪혔다. 멤버 장근석이 '세금신고누란' 관련 보도로 인해 일부 좋지 않은 여론이 형성되자, '프로그램 하차'라는 어려운 결정을 단행한 것. "시청자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었다.
장근석의 '탈루 의혹'이 재차 불거진 것은 지난 14일이며, 제작진은 장근석과의 오랜 합의 끝에 15일 늦은밤 최종 하차를 결정했다. 여파는 컸다. 이미 '삼시세끼-어촌편' 3분의 2에 해당하는 분량을 촬영을 끝내놓은 만큼 재편집에 긴 시간이 필요했고, 첫 방송 일자는 결국 기존 예정된 16일에서 정확히 일주일이 밀린 23일로 연기됐다. "편집 방향 수정 및 재편집에 따른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삼시세끼-어촌편' 제작진의 공식 입장이었다. 또한 앞으로 남은 촬영은 장근석을 제외한 채 차승원, 유해진으로 진행된다.
아쉬움과 안타까움은 클 수 밖에 없다. '삼시세끼-어촌편'이 촬영 중인 만재도는 서울에서 목포로 이동, 그곳에서 배편으로 갈아타야 들어갈 수 있는 왕복 20시간이 걸리는 장소. 또한 기후에 따라 배가 잘 뜨지 않아 일정을 맞추기 위해 제작진은 앞서 촬영에도 적잖은 애를 먹었던 터다. 단순 서울 근교에서 촬영하는 것과는 쏟아부은 노력과 시간의 질량이 엄청나다는 소리다.

하지만 제작진은 시기상 장근석의 출연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 사과를 거듭하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특히 "소속사에 확인해 본 결과 고의성은 없었고, 이미 과징금을 납부해 법적인 책임 없이 완료된 사안이라는 해명은 들었다"고 말하면서도 "시기상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은 tvN과 제작진 측의 신중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기존 촬영분이 많고, 출연자 3명중 1명의 내용이 그대로 잘려나간다는 점에서 '삼시세끼-어촌편'를 지켜보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맞는 말이다. 특히 이미 차승원과 유해진에 대한 예능에 대한 시청자 소비도 있었던 만큼, 이번 방송에서 '아시아 프린스' 장근석에 대한 솔직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던 게 사실이다. 실제로 앞서 개최된 제작발표회에서도 제작진과 출연진은 입을 모아 장근석에 대한 기대를 당부하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시세끼-어촌편'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우려보다는 기대가 크다. 이들의 배가 암초에 부딪혔지만, 이쯤은 헤쳐나가 안방극장에 무사히, 재밌게 안착할 거라는 게 많은 이의 바람이기도 하다. 실제로 강원도 정선에서 이뤄진 '삼시세끼'의 경우 이서진-옥택연 2인 만으로 9%에 육박하는 역대급 시청률을 기록했고, 단지 보리차 한 잔을 마시는 것도 웃음으로 승화시켰던 바. 더욱이 차승원, 유해진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는 현재, 제작진의 적절한 편집이 시너지를 내면 '삼시세끼' 못지 않은 방송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방송 전 '장근석의 하차'라는 위기에 봉착한 '삼시세끼-어촌편'의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은 나영석 PD를 비롯한 모든 제작진, 그리고 차승원과 유해진의 몫이다. 그들이 이 위기를 딛고 '삼시세끼-어촌편'으로 또 한 번의 역대급 방송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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