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VS '불후', 서로에게 독 될까 약 될까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1.16 11: 20

비슷한, 아니 똑같은 콘셉트의 두 프로그램이 또 다시 안방에 선보인다. '의미있는' 대결이 될 지 지켜볼 일이다.
원조 육아예능 MBC '일밤-아빠 어디가'가 아류란 비판 속에 출발한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결국 패한 사례가 있다. MBC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와 KBS 2TV '불후의 명곡' 역시 비슷한 구조. '나는 가수다'는 초반의 열기를 이어가지 못하다가 휴지기를 가진 상태고, '불후의 명곡'은 계속적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 와중에 '나는 가수다'가 시즌3로 다시한 번 재기를 노린다. 오는 30일 오후 10시 첫 방송되는 것. 하지만 이미 한 번 전성기를 지난 노래 예능이 예능계에서 과연 허를 찌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지난 2011년 방송된 '나는 가수다'는 시즌 1이 가장 획기적이였고 시청자들에게나 가수들에게나 '핫'했다. 하지만 시즌 2를 거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힘을 잃었다. 자연스러운 프로그램의 노쇠화도 있지만 출연자 선정이 시청자들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면서, 묘하게 어긋남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시즌1은 지금에서 평가하자면 '레전드 급'이라고 할 만 하다. 당시의 영광을 기억하고 있는 대중에게 3편의 라인업이 만족감을 줄 수 있을까. 제작진은 경연 전까지 출연 가수들을 철저히 보안한다고 했지만 이미 줄줄 새고 있다. 박정현이 MC와 경연자로 참여하고 씨스타 효린이 확정했다. 이어 스윗소로우, 십센치, 린, 양파 등이 거론되고 있다.
대강의 그림만 봐도 출연진의 나이가 시즌1보다 낮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출연진은 전설의 가수나 숨은 고수라기 보다는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이른바 '노래 잘 부르는' 가수들이다. 제작진은 장르의 다양성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는 '불후의 명곡'과 별반 차이가 없다. 물론 뮤지컬 배우나 국악인 등 보다 출연자 폭을 넓힌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활동 중인 가수가 전설적인 가수 노래의 편곡을 통해 영역을 넘는 도전을 하는 모습은 '불후의 명곡'에서 이미 많이 봐 왔다.
이러다 보니 출연자 구성에 두 프로그램이 과연 어떤 특화성이 있을까란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알 일이지만, 현재로는 두 프로그램이 윈-윈하는 그림보다는 어쩌면 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불후의 명곡'이 시청률이나 화제성 면에서 이른바 '넘사벽'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불후의 명곡' 측은 본인들 보다 하루 앞서 경연을 펼치는 '나가수'가 당연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더불어 가요 관계자들의 '나가수'에 대한 기대감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이미 1편부터 섭외가 들어왔으나, 다시한 번 고사했다"라며 '나는 가수다'에 소속 가수가 출연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해당 가수는 팬들이 열렬히 '나는 가수다' 출연을 바란 가수 중 한 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서는 출연에 어떤 메리트가 있을 지 모르겠다. 현재까지 공개된 라인업도 크게 기대를 심어주기에는 역부족인 듯 싶다. 하지만 오히려 낮은 기대감이 득으로 작용할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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