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이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고발장 접수로 들끓고 있다. 이제 막 아시안컵이 시작했을 뿐이고, 일본은 오늘(16일) 이라크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르는데 모두의 관심은 아기레 감독의 후임으로 누가 선임될까에 쏠려있다.
스포츠호치 등 복수의 일본 언론은 15일 스페인 현지 언론을 인용해 승부조작 혐의로 고발된 아기레 감독의 고발장이 발렌시아 지방법원에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고발장 접수는 곧 아기레 감독의 소환 조사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하고, 법정 출두를 통해 혐의사실을 조사한 후 결과에 따라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일본축구협회는 처음 아기레 감독의 승부조작 혐의가 불거졌을 때, 그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되면 경질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고발장이 접수될 경우 현실적인 문제와 대외적인 문제가 동시에 촉발되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문제는 아기레 감독이 스페인 현지로 소환되어 조사를 받게되는 만큼 일본 축구대표팀 관리에 힘을 쏟기 어렵다는 점이고, 대외적인 문제는 승부조작 논란의 감독이 대표팀을 이끄는 점에서 불거지는 도덕성 논란이다.

그리고 우려하던 고발장 접수가 현실로 이뤄지면서, 아기레 감독은 당장 오는 2월 스페인 소환 조사를 받게 됐다. 일본축구협회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다이니 구니야 일본축구협회 회장은 15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대회가 끝난 후 아기레 감독의 거취를 결정하겠다. 진실이 아니길 바랐으나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현재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협회의 입장을 밝혔다. 일본과 아기레 감독의 결별은 사실상 확정된 상황인 셈이다.
이제 일본의 관심은 아기레 감독의 후임으로 누가 지휘봉을 잡을까다. 일본의 대형 포털사이트인 야후 재팬은 스포츠 관련 랭킹뉴스 1위부터 5위까지 중 3개가 아기레 감독 관련 기사로 장식됐고, 1위는 스포츠닛폰이 보도한 "아기레 감독 후임에는 일본인이 유력하다"는 기사다. 하세가와 겐타(감바 오사카) 감독, 모리야스 하지메(산프레체 히로시마) 감독, 그리고 니시노 아키라(나고야 그램퍼스) 등이 아기레 감독의 후임이 될 것이라는 기사다.
그 외에도 아기레 감독 후임을 논하는 기사가 꾸준히, 뜨겁게 쏟아지고 있다. 어찌됐든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잡기로 한 아기레 감독이지만, 이미 지도력의 기반을 상실한 그가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대표팀을 어떻게 이끌어갈 지는 미지수다. 일본 축구대표팀 주장 하세베 마코토(프랑크푸르트)는 "큰 변화는 없다"며 선수단에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영향이 없는 쪽이 더 이상한 이야기다.
조별리그 2차전의 마지막 경기가 치러지는 16일, 이라크를 상대로 경기에 나서는 일본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이제 막 시작한 아시안컵보다 후임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대회 2연패를 달성해도 물러나야하고,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해도 물러나야하는 운명에 처한 아기레 감독은 전세계 언론의 관심 속에 훈련장에 나섰으나 "축구 이야기 외에는 할 것이 없다. 정식으로 연락하고 찾아왔느냐"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강력한 우승후보 일본의 대회 2연패 청사진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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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인 다이니 구니야 회장-하비에르 아기레 감독 /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