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빨리 시작할 줄 몰랐다".
한화 정근우도 예상치 못했다.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지난 15일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고치에 도착한 첫 날 밤부터 야간훈련을 할 정도로 시작부터 드라이브를 걸었다. 한화는 20일부터 자체 연습경기를 갖고 본격적인 실전 경기 준비에 들어간다. 초반 스퍼트가 어느 때보다 빠르다.
SK 시절에도 없었던 일이다. SK 시절 김성근 감독과 5년을 함께 한 정근우는 "이렇게 빨리 경기에 들어갈 줄은 몰랐다. SK에서도 한 텀은 훈련한 뒤 라이브게임부터 했다. 이렇게 바로 경기에 들어가시는 건 SK에서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실전 경기에 앞서 가상의 투타 대결 라이브게임부터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김 감독은 한화에서는 시작부터 더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매번 4월 초반 싸움을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김 감독이지만 한화를 맡고선 어느 때보다 빠르게 실전 모드를 준비하고 있다. 12월 비활동기간 단체훈련 금지로 선수들의 상태를 제대로 체크하지 못한 데다 시즌 초반 싸움을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선수들이 많다는 점도 김 감독의 초반 드라이브 이유 중 하나다. 선수를 하나라도 더 발굴해야 변수에 대비할 수 있다.
김 감독은 "경기 속에서 선수들이 무엇을 갖고 있고, 어떻게 준비했는지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근우도 "감독님은 연습경기를 통해 선수들이 실수하는 부분을 바로 체크하고, 개인에게 맞는 훈련을 하신다"고 설명했다. 경기 만큼 가장 좋은 훈련은 없다. 그래서 미리 실전에 들어갈 수 있는 몸 상태가 되어있어야 한다. 오키나와 재활 캠프를 따로 차린 것도 당장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선수들이 굳이 고치에 올 필요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수들도 단단히 각오가 되어있다. 12월 비활동기간에도 20명 가까운 선수들이 해외에서 자율 훈련을 소화하며 몸을 만들었다. 김 감독이 미리 예고한 대로 캠프에서 바로 실전 모드에 들어갈 수 있도록 몸을 달궈놓은 것이다.
사이판에 다녀온 최고참 포수 조인성은 "감독님 말씀대로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경기 출장을 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주장 김태균도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대로 초반부터 승부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감독님이 오시며 팬들의 기대감이 커졌고, 이제는 팬들의 기대에 보답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정근우도 "(하와이에서) 훈련을 열심히 했다. 각오가 됐다"고 힘줘 말한 뒤 "작년 마무리훈련에서도 타격 매커니즘이나 수비에서 새롭게 바뀐 부분이 있었다. 나 스스로 일깨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SK에서도 감독님의 훈련을 받은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했다. 이번 캠프에서 팀과 내가 어떻게 바뀔지 나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SK 시절에도 없었던 김성근 감독의 초반 드라이브에 한화 선수들도 단단히 각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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