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중계 명가’ SBS가 절치부심해서 돌아온다. 지난 해 아시안게임 축구 중계에서 MBC와 KBS에 밀려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던 SBS는 박경훈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을 영입해 배성재 아나운서, 박문성 해설위원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평소 해외 리그 축구 중계에도 열을 올리는 방송사인만큼 벼락치기가 아닌 안정적인 중계로 안방극장을 공략하겠다는 각오다.
배성재, 박경훈, 박문성은 16일 오후 SBS 목동에서 열린 2015 아시안컵 축구 중계진 기자간담회에 참석, 향후 중계 방송의 관전포인트와 각오를 밝혔다. SBS는 이번에 세 사람이 함께 중계석에 오르는 3인 중계를 시도한다. MBC가 지난 아시안게임 축구 중계에서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을 내세워 재미를 본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SBS는 스포츠 중계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차범근 해설위원이 버티고 있었던 SBS는 언제나 축구 중계에서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보였지만 아시안게임을 전후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KBS 이영표 해설위원이 족집게 해설로 주목을 받고 ‘아빠 어디가’ 3인방인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이 높은 관심을 받으며 상대적으로 중계에서 있어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에 해설위원을 교체한 SBS는 일단 정보 전달이라는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각오다.

배성재는 안정적인 진행과 스포츠에 대한 해박한 정보, 재밌는 입담으로 축구 팬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우리 중계를 즐겁게 볼 수 있도록 하겠다. 중계 스타일을 고민하겠다. 많은 축구 팬들이 원하는 유럽 스타일 추구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박문성은 “벼락치기 느낌은 안가지려고 한다. 축구를 즐기려고 했고 정확히 전달하고자 했다. 축구 중계를 갑자기 하는 게 아니라 편안한 중계나 친구 같은 느낌을 하려고 한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경훈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것을 생생하게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해설을 하겠다. 처음 하는 것이지만 편안하고 부담스럽지 않게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축구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과 함께 배성재의 화려한 입담도 기대를 모은다. 배성재는 무거울 수 있는 기자간담회에서 가벼운 농담을 하며 재치를 발휘했다. 그는 “박문성 위원의 이방, 내시 웃음소리가 거슬린다는 분이 많았는데 격조 있는 해설위원을 모시게 됐다. 박경훈 감독님이 격조 있는 분이다”라고 농담했다. 또한 타사에 비해 시청률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던 것에 대해 “캐스터는 항상 일관된 자세로 임하고 있다. 시청률 차이는 해설위원의 차이다”라고 재치 있는 이야기를 했다.
이어 그는 “타사에서는 족집게 해설인 이영표 씨가 계시는데 우리는 박펠레라고 불리는 박문성 해설위원이 뻥쟁이 해설을 하고 계시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라고 하신다. 우리 해설위원은 ‘제가 방금 뭐라고 했습니까’라고 어리둥절해 한다. 바로 해설위원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때문이다. 실제적인 팩트를 간과하신다”라고 지적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또한 배성재는 “다만 박 해설위원이 브라질 월드컵 전후로 해서 예측 정확도가 높아졌다. 이제 달라질 거다”라고 말했다.
감독 출신 박경훈의 전문적이고 현장감이 살아 있는 해설, 믿고 보는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 배성재의 진행, 축구 팬들에게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고 있는 박문성 해설위원의 조합이 이번 SBS 아시안컵 중계 방송이 내세우는 필승 카드인 것. 열정적으로 호흡을 맞추며 시청자들과 만나겠다는 SBS 중계진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이들이 함께 하는 중계는 오는 22일 8강전부터 시작된다.
한편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31일까지 호주에서 열리고 아시아 축구 연맹이 주관하는 아시안컵에 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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