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선발 완료, MLB 경력 1위 구단은 한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1.17 06: 03

2015년 프로야구 외국인선수 선발이 완료됐다. 올해 프로야구 역시 작년과 마찬가지로 팀 당 외국인선수 3명 씩(신생팀 kt는 4명) 보유가 가능하고, 한 경기 출전은 2명만 가능하다. 1군 3년 차인 NC는 작년까지 누려오던 외국인선수 혜택을 올해부터 받지 못한다.
올해 한국에서 뛰게 될 외국인선수는 모두 31명. 이 가운데 재계약에 성공했거나 한국야구 경험이 있는 선수는 총 14명이다. NC는 3명(찰리 쉬렉, 에릭 해커, 에릭 테임즈) 모두 재계약을 맺은 유일한 팀이고, 두산(더스틴 니퍼트, 유네스키 마야)은 투수 2명과 재계약을 했다. 반면 롯데와 한화, LG는 기존 외국인선수 3명과 모두 재계약을 맺지 않았다. 한화는 작년 롯데에서 뛴 셰인 유먼과 2012년 삼성에서 활약한 미치 탤봇과 사인했고 LG는 작년 시즌 중반 넥센과 계약했던 헨리 소사를 영입했으니 외국인선수 3명 모두 한국무대 경험이 없는 팀은 롯데 뿐이다.
나머지 17명의 기량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뛰어나다고 한국에서 무조건 성공하는 게 아니고, 경력이 일천하다고 활약도 미미한 것도 아니다. 루크 스캇은 작년 기대속에 시즌을 맞았지만 갈등 속에 중도 퇴출됐고, 메이저리그에서 그저 그런 유망주였던 야마이코 나바로는 삼성 4연패를 견인했다.

그래도 이들의 성공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기준은 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경력이다. 메이저리그 출장경기나 안타 수, 소화이닝 등 다양한 지표를 기준으로 잡을 수 있겠지만 한 선수의 메이저리그 전체 경력을 살펴보는 데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만큼 간단하고 쉬운 수치는 찾기 어렵다. WAR란 쉽게 말하자면 대체선수(백업선수)에 비해 몇 승이나 팀에 더 안겨줬을지 보여주는 기록이다. 계산과정은 무척 복잡하지만, 투수와 타자 모두 직접비교가 가능하고 선수의 가치와 기여도를 이해하기 쉽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WAR는 단순히 경기에 많이 출전한다고 높은 게 아니다. 팀 승리에 도움이 돼야만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심지어는 출전하지 않는 게 나은 선수들도 있는데, 이런 선수들의 WAR는 음수값을 갖는다. 때문에 MLB 통산 WAR가 높은 선수일수록 메이저리그에서 훌륭한 선수였다는 의미가 된다. 비록 그게 한국 프로야구에서의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해도 말이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가장 우수한 선수들로 구성된 팀은 어디일까. 각 팀당 외국인선수 3명의 메이저리그 통산 WAR를 합산하는 방법으로 값을 구했다. 그 결과 한화(12.4) - LG(6.3) - KIA(3.1) - 두산(2) - 넥센·SK(0) - NC(-0.1)- 롯데(-0.3) - 삼성(-1.5) - kt(-1.9) 순으로 나타났다.
한화가 다른 팀들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는 외야수 나이저 모건 덕분이다. 모건의 메이저리그 통산 WAR는 11.4로 올해 한국에서 뛰는 외국인수 가운데 가장 높다. 모건은 불과 3년 전까지 메이저리그 주전 외야수였고 통산 두 번이나 3할 타율을 기록했던 타자였다. 주루능력과 수비 역시 수준급. 모건 외에도 셰인 유먼(0.5)과 미치 탤봇(0.5)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였다.
LG는 잭 한나한이 WAR 4.2로 활약했었고, 새 외국인투수 루카스 하렐 역시 WAR 2였다. 헨리 소사는 일천한 메이저리그 경력으로 WAR 0.1에 그쳤지만 사실 음수값을 기록한 선수가 더 많았다. SK는 외국인선수 세 명 모두 WAR가 0이었는데, 이는 트래비스 밴와트와 메릴 켈리가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는데다가 앤드류 브라운은 통산 144경기를 뛰었지만 WAR가 0이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삼성이다. 삼성 외국인선수 3인방인 야마이코 나바로, 알프레도 피가로, 타일러 클로이드 세 명의 WAR를 합치면 -1.5다. 나바로가 WAR -1.1이었고 피가로가 -0.5, 클로이드가 0.1이었다. 나바로와 피가로 모두 메이저리그에 있을 당시 유망주로 출전기회를 보장받았지만 이를 살리지 못하고 부진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WAR가 한국 프로야구 성공여부를 말해주지는 않는다. 베일을 벗기기 전 참고만 할 수 있을 뿐이다. WAR -1.1인 나바로가 한국 프로야구를 호령할지, WAR 10.7이었던 스캇이 초라하게 한국을 떠날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또한 20승 투수 앤디 벤 헤켄의 메이저리그 통산 WAR는 0.5, 통산 메이저리그 성적은 5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3.00이 전부였다. 결국 한국 프로야구 성공여부는 기량과 성실함, 그리고 적응력이 결정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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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그래프(www.fangraphs.com)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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