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VS 젊은 피' LG, 50일 무한경쟁 스타트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1.17 06: 00

‘밟을 수 있다면, 밟고 올라와 봐라.’
LG 트윈스가 2015시즌 성공을 향한 내부경쟁에 들어간다. '베스트9'은 없다. 팀의 중심을 잡고 있는 베테랑부터 도전자의 자세로 스프링캠프에 임한다. 당연히 젊은 선수들에게는 둘도 없는 기회다. 호시탐탐 노려왔던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앞으로 50일 동안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느냐에 따라 각자의 자리가 결정된다.
주장 이진영부터 후배들과 무한경쟁을 선포했다. 이진영은 지난 16일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미국 애리조나로 향하기에 앞서 “후배들이 우리를 이기려고 한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해야 이길 수 있을 것이다”며 “후배들은 이기도록 노력하고 선배들은 뒤처지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 아직까지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후배들이 본받을 수 있도록 먼저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덧붙여 이진영은 이미 경쟁상대로 채은성을 지목한 것으로 드러났다. 채은성은 “(이진영)선배가 ‘실력으로 승부하자’고 하셨다. ‘실력으로 밀면 인정하고 물러나겠다’고 말하셨다”고 스프링캠프서 이진영과의 대결구도를 예고했다.
이진영 뿐이 아니다. 박용택과 이병규(9번), 정성훈 역시 후배들과의 경쟁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박용택은 “항상 그랬지만 올해도 후배들과 경쟁해야 한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스프링캠프를 치를 것이다”면서 “한편으로는 백업 외야수로 시작했던 2009시즌 스프링캠프가 생각난다. 당시 나는 팀의 4번째 외야수였다. 그래서 더 열심히 훈련했고, 당해 가장 높은 타율(0.372)과 홈런(18개)을 기록할 수 있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선 당시의 절박함을 갖고 임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병규는 “나이만 놓고 야구하는 것은 아니다. 해봐야 아는 것이다”며 후배들과의 경쟁을 맞이했다. 정성훈 또한 “이제부터 시작이다. 정해진 베스트9 같은 것은 없다. 지난해에는 테이블세터에서 뛰었는데 그건 지난 일이다. 올해는 어디에서 뛸지 모른다.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베스트9에 들어가는 게 먼저다. 타순은 그 다음 일이다”고 각오를 전했다.
대결구도는 나와 있다. 앞서 나온 것처럼 이진영은 채은성과 주전 우익수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중견수 박용택은 문선재 김용의와 맞붙는다. 이병규(9번)는 코너 외야수 자리를 놓고 이병규(7번)와 정의윤을, 1루수 정성훈은 최승준을 경쟁상대로 맞이한다.
커리어만 놓고 보면 베테랑 4인방, 그리고 2014시즌 4번 타자로 도약한 이병규(7번)까지 5명이 외야 세 자리와 1루수, 그리고 지명타자 자리를 차지할 확률이 높다. 그런데 LG가 2015시즌 더 높이 도약하려면 젊은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장해야만 한다. 3일 휴식기 없이 144경기를 치러야하는 만큼, LG 양상문 감독과 노찬엽 타격코치 모두 2015시즌의 키포인트를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꼽았다. 젊은 선수들이 도약해서 선수층이 두터워지고, 두터운 선수층을 앞세워 2015 페넌트레이스를 여유 있게 완주하기를 바란다.
노찬엽 타격코치는 “정의윤 최승준 오지환 채은성 문선재 김용의가 올라와야 한다. 이들이 올라오지 않으면 2015시즌이 어렵지 않을까 싶다”면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스프링캠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러면서 노 코치는 “겨울 내내 이 선수들은 자신의 타격 영상을 보면서 자신의 장단점과 훈련해야 할 부분들을 파악했다. 애리조나 캠프를 통해 자신의 타격폼을 완성하고,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이를 적용하게 할 것이다”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짰다.
이어 노 코치는 “우리 팀에는 이병규와 이진영이라는 훌륭한 표본이 있다. 두 타자가 타격자세는 많이 다르지만, 둘 다 자신만의 호흡이 분명한 타자들이다. 이들을 통해 젊은 선수들이 어떻게 타격에 임해야하는 지를 확실히 느끼게 하겠다”며 “젊은 선수들 대부분이 이미 예전에 지도를 했었던 선수들이다. 그런데 당시와는 자세가 많이 바뀌었다. 잘 해보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나 역시 기대가 된다. 캠프에서 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야수진 뿐이 아니다. 투수진 또한 싱싱한 어깨를 자랑하는 젊은 투수들의 도약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최대 세 자리를 메워야하는 선발진이 특히 그렇다. LG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김지용 유경국 이승현 전인환 이창호 등 그동안 1군 무대서 보지 못했던 신예들을 대거 합류시켰다. 이 중 대다수가 김광삼 임정우 장진용 임지섭 신동훈과 선발투수 경쟁에 들어갈 예정이다.
양상문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 최대 과제는 선발진 메우기다. 이것만은 꼭 이뤄내겠다”면서 “(류)제국이, (우)규민이의 합류 시점이 중요하다. 그걸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이다”고 시즌 초반 발생할 수 있는 토종 원투펀치의 공백을 새 얼굴로 채울 뜻을 드러냈다. 강상수 투수코치 또한 “올해에도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 매년 쉽지 않지만, 그만큼 해내면 기쁨이 배가 되더라. 스프링캠프에선 제국이와 규민이 둘 다 없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겠다. 3명의 선발투수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다. 한 번 잘 만들어보겠다”고 목표를 잡았다.
LG는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40명의 선수를 데리고 스프링캠프에 들어갔다. 그만큼 선수 한 명 한 명을 집중해서 훈련시킬 계획이다. 양 감독은 “애리조나에선 부상 없이 훈련해야 한다. 확실히 몸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투수는 많이 뛰고 타자는 많이 치게 할 계획이다”고 강훈련을 예고했다. 오키나와에선 10차례 한국·일본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펼친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간의 50일 무한경쟁의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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