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던 ‘나비효과’가 종영했다. 미래를 상상해보는 시간은 신선했지만, 그 소재를 익숙하게 풀어낸 ‘나비효과’는 기시감을 극복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KBS 2TV 3부작 미래예측 버라이어티 ‘나비효과’(MC 이휘재 박지윤)는 봉만대 미노 사유리 홍진영 김원효 성대현 재경 등 미래 평가단이 베일에 가려진 예언자의 황당하고 특이한 예언이 어떤 과정을 통해 나온 것인지 유추하고, 또 다른 7인의 미래 예측 전문가들이 예언에 대해 평가하는 형식의 프로그램.
지난 16일 방송분에서는 ‘엎드려서 자면 봉만대가 망한다’, ‘전세값이 오르면 대변을 사고 판다’는 식의 황당한 예언이 등장했고, 이 가운데 들어갈 이야기를 맞추기 위해 각종 전문 지식과 사회 현상을 기반으로 한 기발한 상상력, 또 출연자 개인의 사생활 등 폭 넓은 이야기가 한데 쏟아지면서 다양한 토론이 이뤄졌다.

또 연예인 출연자들의 유추에 전문가 집단이 예언의 가능성을 퍼센테이지로 설정해보는 과정에서, 전문가 집단 안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던 모습은 미래는 누구나 예측해볼 수 있지만, 누구도 미리 알 수 없다는 것을 또 한 번 알게 하면서, 선택의 연속인 인생에서 미래를 다 함께 상상해 보는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완성했다.
반면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분명히 새로운 소재로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기시감을 극복하지 못한 ‘나비효과’는 시청자에 흥미를 이끌어내지 못했던 것. 과다 공급으로 인기가 시들해진 집단 토크쇼를 빼다 박은 패널 구성과 예상 가능한 타이밍에서 잔잔하게 흘러가던 폭로전은 이미 익숙한 토크쇼를 또 한 번 보는 느낌을 전달했다.
게다가 불법도박 혐의로 자숙했던 붐의 첫 지상파 복귀작임에도 불법도박을 소재로 한 개그로 웃음을 유발하려 하는 모습이 반감을 자아내면서 시청자는 ‘나비효과’에 채널을 고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나비효과’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4.0%, 2회 3.0% 등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후속으로는 국내 연예인들이 외국의 한 가정을 찾아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이뤄 함께 생활하는 ‘용감한 가족’이 방송된다. 심혜진 이문식 박명수 최정원 강민혁 설현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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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