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온 돌’ 강정호, PIT 내야 지형도 개편?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1.17 13: 00

비교적 견고해보였던 피츠버그의 내야진에 강정호(28)라는 새 도전자가 등장했다. 계약 내용, 고위층의 평가 등을 미뤄봤을 때 주축 선수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강정호의 계약이 피츠버그의 내야 지형도를 바꿔놓을 수도 있다는 평가다.
피츠버그는 17일(이하 한국시간) 강정호와의 계약을 공식발표했다. 17일 새벽 현재 정확한 금액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미 언론에 의하면 대략적으로 4년 1100만 달러에 5년차 550만 달러의 팀 옵션이 붙은 계약이다. 바이아웃 금액은 현지에서도 보도 내용이 다른 만큼 좀 더 명확한 발표를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이나 전반적인 틀은 이 정도 수준에서 결정된 모습이다.
강정호의 계약은 비교적 순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에 500만2015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제출해 독점협상권을 따냈고 포스팅 마감 기한(21일 오전)이 다가오기 전 일찌감치 원론적인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강정호도 16일 신체검사를 마치고 공식 계약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계약 후 강정호, 그리고 닐 헌팅턴 단장 모두 만족감을 표시하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그렇다면 강정호의 자리는 어디일까. 아직은 알 수 없다. 피츠버그의 내야는 지난해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들이 건재하다. 1루에는 페드로 알바레스, 2루에는 닐 워커, 유격수 자리에는 조디 머서, 그리고 3루에는 조시 해리슨이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헌팅턴 단장도 “일단 피츠버그에서의 시작은 벤치 옵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실제 강정호의 앞길에는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있다. 내야의 구멍이 비교적 크지 않은 상황에서 피츠버그가 강정호에 포스팅 금액을 포함, 4년 1600만 달러를 투자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현지에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문제다. 기존 선수들의 포지션 전환, 트레이드 가능성 등 여러 가지 추측이 나돌고 있다. 헌팅턴 단장도 “마이너리그에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일단은 기존 내야진에 손을 대지 않고 강정호를 다용도 멀티 자원으로 쓰는 방안이 있다. “강정호가 2루와 3루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라는 헌팅턴 단장의 말도 이와 연관이 있다. 아무래도 강정호에게 적응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초반 그림으로는 가장 유력하다. 그러나 강정호가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피츠버그도 손에 쥐는 패가 늘어난다.
강정호가 머서의 자리인 유격수에 들어가고, 머서가 벤치에서 다용도로 뛰는 방안이 있다. 강정호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하락세 조짐이 있는 알바레스를 보낼 수도 있다. 워커가 1루로 가고 강정호가 2루를 소화하는 방안이다. 강정호가 확신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면 향후 많은 연봉을 지불해야 하는 워커를 트레이드 시킬 가능성도 있다. 강정호가 2루, 해리슨이 3루, 혹은 두 선수가 바꿔서 들어가면 된다.
어차피 피츠버그의 내야에는 변수가 많다. 워커는 연봉 부담, 알바레스는 하락세 조짐, 해리슨은 지난해 성적이 반짝이었을 가능성, 그리고 이제 3년차가 되는 머서는 성장통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정호는 피츠버그의 다용도 보험이자 팀 내야진 개편을 원활하게 하는 윤활유라고 볼 수 있다. 피츠버그의 기대치가 결코 적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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