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1100만’ 강정호 계약, 어떻게 봐야 하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1.17 10: 30

강정호(28)가 메이저리그(MLB) 성공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피츠버그와의 개인협상을 마무리하며 이제 공식적으로 ‘해적선’에 올라탔다. 그렇다면 강정호의 개인협상 계약 내용은 어떻게 봐야 할까. 일부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팀과 선수 양쪽이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계약으로 해석할 수 있다.
포스팅 절차에서 500만2015달러를 써내 강정호의 독점협상권을 따낸 피츠버그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계약을 공식발표했다. 비교적 좋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이번 계약은 포스팅 마감시한(21일 오전)까지 가지 않고 조기에 종결됐다. 계약을 마친 강정호도 한결 홀가분하게 내달 시작될 피츠버그의 스프링캠프를 준비할 시간을 벌었다.
아직 정확한 금액은 공식 발표되지 않았으나 미 언론에 의하면 4년에 1년 팀 옵션이 붙은 ‘4+1’ 계약으로 알려졌다. 4년 보장 금액은 1100만 달러, 그리고 5년차에는 팀이 550만 달러의 옵션을 가지고 있다. 5년차 바이아웃 금액은 아직 현지에서도 혼선이다. 최초로는 100만 달러라고 알려졌으나 25만 달러로 정정하는 매체도 있다. 여기에 4년 계약 중에서도 매년 연봉이 달라질 공산이 있으며 옵션 등도 확인해 봐야 한다. 다만 어쨌든 4년 1100만 달러의 기본틀은 확실해 보인다.

당초 강정호의 계약은 4년 1600만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었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컬럼니스트 짐 보든의 보도가 발단이 됐다. 당시 보도에 비하면 보장 금액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연간 4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이 275만 달러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협상 과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당시 보도는 5년차 옵션을 모두 포함한 수치를 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하면서 “전체적으로 원만한 분위기였다. 막판에 금액이 약간 오른 것으로 알고 있으나 극적인 변화는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일단 피츠버그는 대만족이라고 할 수 있다. 강정호는 올해 만 28세다. 포지션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야구 선수들은 20대 중·후반부터 30대 초반 사이에 전성기를 맞는다. 신체적으로 왕성할 때고 야구를 보는 눈도 어느 정도 쌓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피츠버그는 연간 275만 달러에 강정호의 전성기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 5년차에는 550만 달러 옵션이 걸려 있으나 활약이 미덥지 못할 경우 포기해도 된다.
그렇다면 강정호는 만족할 만한 계약이었을까. 전반적으로는 그렇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연 평균 400만 달러면 좋은 대우지만 275만 달러는 어감이 다르다는 것이다. 여기에 4년의 계약 기간이 다소 길다는 의견도 있다. 만약 강정호가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고 5년을 채워야 할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정호는 일반적인 FA 선수가 아니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의 한계가 있다. 대개 연봉은 포스팅 금액에 비례하는 것이 관행인데 500만2015달러의 금액에 미뤄볼 때 낮은 금액은 아니라는 평가다. 포스팅 금액을 포함하면 4년 1600만 달러의 계약이라고도 볼 수 있다. 연 평균 400만 달러라면 피츠버그와 같은 작은 시장에서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4년 계약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다. 1~2년 계약은 위험부담이 크다. 성공할 경우는 더 큰 돈을 벌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찬밥신세가 된다. 차라리 4년의 계약 기간을 보장받으며 안정적인 여건을 만드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여기에 강정호는 팀 옵션까지 모두 소화한다고 가정했을 때도 만 33세에 다시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다. 몸 관리만 잘하면 다시 좋은 계약을 따낼 수 있다. 어차피 돈보다는 도전에 의미를 둔 강정호라는 점에서도 4년 계약은 의미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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