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것 같으면 멀어지고, 결국 따라갈 수 없는 확연한 차이가 났다".
NC 간판스타 나성범(26)의 고백이다. 지난해 리그 최고 외국인 타자로 군림한 에릭 테임즈(29)를 넘어보겠다는 야심이 있었다. 같은 팀 중심타자로 서로 끌고 밀어주는 관계이지만 선수라면 누구나 최고가 되고 싶다. 테임즈를 넘어서기 위한 나성범의 강한 의지는 그를 더욱 큰 선수로 만들었다.
나성범은 지난해 123경기 타율 3할2푼9리(13위) 157안타(5위) 30홈런(7위) 101타점(5위)으로 활약했다. 출루율(.400·19위) 장타율(.597·6위) OPS(.997·7위) 득점권 타율(.390·3위)까지 리그 정상급 성적을 찍었다. 이 같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NC 팀 내 최고 타자를 한 명 꼽으라면 테임즈였다.

테임즈는 125경기 타율 3할4푼3리(8위) 152안타(13위) 37홈런(3위) 121타점(2위)에 출루율(.422·10위) 장타율(.688·2위) OPS(1.110·3위) 득점권 타율(.388·5위)도 정상급이었다. 안타 숫자와 득점권 타율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 모두 나성범을 능가했다. 3~4번 나성범-테임즈는 리그 최고였다.
나성범은 "지난해 테임즈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내가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테임즈가 해줬다. 사실 처음에는 이 정도로 잘해줄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엄청 잘했다. 뒤에 테임즈가 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타격에 임할 수 있다. 내가 못 쳐도 테임즈라는 최고 선수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테임즈를 한 번 이겨보고 싶다는 선의의 경쟁 의식이 있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테임즈를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이길 것 같으면 멀어지더라. 후반에는 확연한 차이가 나서 내가 다가갈 수 없는 성적이었다"고 돌아봤다. 그의 말대로 후반기에 차이가 크게 났다.
나성범이 후반기 45경기 타율 2할8푼5리 10홈런 36타점으로 전반기에 비해 다소 주춤한 반면 테임즈는 후반기 47경기 타율 3할6푼3리 16홈런 50타점으로 더 몰아쳤다. 나성범은 "여름이 제일 고비다. 올해는 작년처럼 쉬는 일정도 없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나성범은 "테임즈와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팀이 이기는 데 공헌이 되니까 좋은 것 같다. 올해도 테임즈가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 캠프에서도 테임즈와 많은 대화를 할 것이다. 모르는 것은 물어보고 배울 수 있는 부분은 배우겠다. 테임즈와 함께 잘한다면 팀도 더 강해질 것이다"고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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