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울 "15년만에 데뷔, 내세우기 싫다"[인터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1.19 07: 59

제일 먼저 묻고 싶었던 것은 이것이었다. "왜 안 돌아왔냐"고.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소속 15년차 연습생인 지소울(G-SOUL)이 15년만에 데뷔한다. 2015년의 포문을 여는, JYP의 야심차고 의미있는 첫 프로젝트다.
지소울은 지난 2001년 방송된 SBS '영재육성 프로젝트 99%'에 출연해 박진영에게 그 실력을 인정받고 곧바로 JYP 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발탁됐다. 당시 그와 함께 발탁된 가수들은 선예, 2AM 조권 등이다. 선예는 '엄마'가 됐고 조권은 전국민의 아이돌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지소울은 이제 '시작'이다.

JYP 측에 따르면 지소울은 지난 9년 간 미국에서 언더그라운드 활동을 하며 음악 작업을 해왔다. JYP가 미국 사업을 정리하고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지소울은 홀로 남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으며, 이번 데뷔 역시 본인의 판단으로 계획됐다.
박진영 JYP 대표 프로듀서는 앞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소울의 데뷔를 환영하는 장문의 글을 올리기도 했는데, 그는 JYP가 미국 시장의 금융위기로 신인 프로젝트를 백지화해야 했던 과거 상황을 떠올리며, “그 때 그 아이는 혼자 미국에 남겠다고 했습니다. 자신은 여기서 아직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고. 저는 지금 이 실력으로 한국에 가면 넌 최고로 인정 받을 거라며 한국 데뷔를 제안했지만 그의 마음은 흔들림이 없었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부담감과 급한 마음이 혼재해있을 듯 했다. "팬들이 지소울도 대단하고 JYP도 대단하다고 한다. 농담처럼 영혼설도 있었고, 실제 존재했다는 것에 놀랐다는 반응도 있다. 이무기가 데뷔하는 느낌이란 말까지도 있다"라는 말을 던졌다.  
하지만 나이에 비해 부쩍 성숙해보이는 이 청년은 "부담스럽기보다는 설렌다"라며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 "빈 손으로 오지 않겠다고 다짐했죠"
어린 그가 돌아오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다. 포기하지 않더라도 한국에서 준비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주변에서 돌아오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 같다"란 말에 "물론이다. 엄마도 친구들도 그랬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돌아오지 않은 여러 이유가 있었어요. 일단 뉴욕에 갔을 때 내가 세운 목표가, 생각한 것을 이루기 전까지 빈 손으로 오지 않겠다는 것이였거든요. 독하게 마음을 먹고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언제나 최선을 다했다는 거예요."
사실 데뷔가 늦춰진 것에는 본인의 의지가 컸다고 한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느꼈다고. "그럼 이제 준비가 된 것인가"라고 묻자 "일단 기회가 왔다. '이번에 해 보자'라는 제안이 왔고 내 스스로도 신인 커리어를 시작해도 되겠다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신중하게 대답했다. 자신을 버티게 한 원동력을 묻자 기도와 믿음을 들었다. 단단하다.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이죠. 열심히 하면 언젠가 되겠지란 마음이요."
그러면서 그는 이런 15년 연습생 같은 부가적인 이슈보다는 음악으로 대중을 만나고 평가받고 싶다는 바람을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무조건 열심히 할 거에요. 많은 관심 가져주시는 거 장연히 너무 좋고 감사해요. 또 중요한 것은 15년만에 데뷔해 포커스가 자연스럽게 거기에 맞춰지는 것은 이해가지만, 음악으로만 인정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에요. 힘들었어요. 물론 당연히 힘들었죠. 그런데 (목표를 이루는 데 있어) 안 힘든 사람이 어디있나요. 내 입으로 그런 (오랜)기간을 말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냥 입 다물고 열심히 하자란 생각입니다. 물론 앞으로 실수도 많이 하겠지만 그 만큼 연습도 많이 할 거에요. 갈 길이 멀고 험한 거 알고 있어요. 이제 시작이죠." 
# "목소리에 소울 있다고..제 입으로 얘기하기엔. 하하" 
미국 지하철이나 길거리 풍경 중 하나는 그야말로 '소울풀'한 목소리를 뽐내며 합주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이 얘기에 지소울은 "내가 그렇게(지하철 등에서) 노래를 불렀다"라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정말 고마운 친구들이 있어요. 같이 음악하고, 콘서트도 할 수 있게 해 주고, 밥도 해 주고, 어려울 때는 돈 없으면 말 안해도 빌려주는, 그런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죠. 그런 흑인 친구들 4명이 있어요. 노래는 주로 오픈 바에서 했고, 콘서트장에서도 하고, 공원에서도 했고요. 장소는 가리지 않았어요. 그 과정에서 제가 좋은 분들이 많이 받았어요. 제가 뵙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굉장히 유명하신 분도 만났었는데, 그 분이 공연을 무료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유명한 라이팅 팀도 소개시켜 주시기도 했죠."
현지 가수들에게 본인의 목소리에 대해 가장 많이 들은 말을 묻자 스스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오글'댄다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며 쑥스러워했다. "'소울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동양인인 줄 몰랐다고도요. 물론 목소리에 인종을 나눌 수는 없지만요. 그런데 이런 얘길 제 입으로 얘기하기는 좀..(멋쩍은 듯)"
15년동안 한국에 몇 번 오지 않았던 그다. 그 만큼 많이 바뀐 한국에 놀랄 법도 했다. 특히 가요계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는 것 같다.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있고 문화적으로도 예전보다 많이 오픈 된 느낌이 든다. (눈여겨 본 한국 뮤지션은 누가 있나?) 자이언티 좋아한다. 태양 '눈코입'도 정말 좋았고, 엑소 '월광'은 훌륭하더라"라고 대답했다.
# "'커밍홈'은 집 아닌 나의 목표"
'이제 여기서부터' 시작하는 아티스트란 마음으로 하우스, 브루스, 팝, 알앤비 등 다양한 장르를 하고 싶다는 그는 한국 뿐 아니라 일본, 중국, 미국 등 전세계 어느 곳이라도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곳이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 역시 이 같은 여러 장르가 담겨져 있다. 타이틀은 '커밍홈(Coming home)'이고 '슈퍼스타(Super Star)', '변명', '퍼스트 러브(1st Love)', '한번만 더' 등이 수록됐으며 타이틀곡은 '유(You)'로 확정됐다. 6곡 전곡을 작사작곡했다. 스포일러란 이름으로 공개된 미리듣기의 반응이 상당하다. 묘하게 담긴 미성이 귓가를 홀리는 매력이 있다. 한 곡 한 곡 노래를 설명해달라고 하자, 근황이나 지난 시간에 대해 물었을 때보다 한결 얼굴이 빛났다.
 
"1번 트랙은 '커밍 홈'이에요. 한국, 집의 의미가 아니고 '노래', 즉 목표에 대한 얘기입니다. 꿈이 있고 그 꿈을 향해 간다는 뜻을 담았어요. '슈퍼스타'는 저한테는 개인적인 이야기인데 동경하는 슈퍼스타(연예인)에 대한 동경심과 판타지를 담았어요(누군지는 안알려줌.) 마이클 잭슨의 '드릴러' 같은 분위기로 만들고 싶었어요. 타이틀곡인 '유'는 러브송이에요. 진짜 '노래를 할 수 있는 노래'라서, 공간이 많은 노래라서 좋아요. '퍼스트 러브'는 대학생 때 만난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고요, '변명'은 가사를 들으시면 아시겠지만 '잘 해주지 말라고 했잖아'라고 시작해요. 전 여자친구에게 쓴 말이죠. '한 번 더'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보고 썼어요. 그 영화의 사운드 트랙을 쓴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죠."
롤모델이 궁금했다. 이에 대답. "마이클 잭슨이요. 따로 '왜'냐는 질문을 할 필요없는 뮤지션이죠. 그가 천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자서전을 보니 정말 굉장한 노력을 한 사람이더라고요. 노력없는 재능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제 롤모델입니다."
한편 지소울의 데뷔앨범 '커밍 홈'의 수록 곡들과 타이틀곡 '유'의 뮤직비디오는 19일 0시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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