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애타게 찾던 원톱의 주인공은 바로 이정협(24, 상주 상무)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7일 오후 6시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 호주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전반 33분 터진 이정협의 결승골에 힘입어 주최국 호주를 1-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3연승을 달린 한국은 호주(2승 1패)를 제치고 A조 1위로 8강에 진출, B조 2위와 맞붙게 됐다.
역시나 가장 고민이 되는 포지션은 원톱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과감하게 이정협을 선발로 썼다. 이정협은 네 번째 A매치 만에 처음으로 베스트11 원톱으로 나서게 됐다. 책임감이 막중했다.

이정협은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A매치 데뷔전을 가졌다. 후반 교체로 들어간 그는 추가시간 남태희의 패스를 받아 추가골을 뽑았다. 군인답게 거수경례 세리머니로 답했다. 축구팬들은 그에게 ‘군데렐라’라는 멋진 별명을 붙여줬다.
이후 이정협은 아시안컵 1차전 오만전, 2차전 쿠웨이트전에 후반전 조커로 투입됐다. 하지만 짧은 시간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오만전에 결정적인 찬스를 잡고도 슈팅 대신 패스를 선택해 아쉬움을 남겼다. 선발로 나서는 이정협은 ‘자신이 해결해야 된다’는 과감함이 필요했다.
조별리그서 가장 중요한 호주전에서 이정협은 기대에 보답했다. 전반 33분 기성용이 수비수를 제치고 완벽하게 전진패스를 내줬다. 이근호가 공을 잡아 날카로운 크로스를 낮게 깔아줬다. 이 때 쇄도하던 이정협이 가볍게 발을 갖다 대 방향을 바꾸면서 선제골을 뽑아냈다. 과감하게 문전으로 쇄도한 것이 완벽한 타이밍이 됐다.
이정협의 대활약으로 한국은 당초 우려와 달리 호주를 꺾고 조 1위로 8강에 진출하게 됐다. 아직 샴페인을 터트리기는 이르다. 본격적인 아시안컵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8강 토너먼트부터 이정협의 활약에 더 많은 기대가 모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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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