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가 이정협(상주 상무)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안방에서 호주를 격파하고 조 1위를 차지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서 열린 개최국 호주와 2015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 경기서 이정협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1-0으로 승리하며 3연승으로 승점 9점을 획득, A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18일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전 결과에 따라 B조 2위와 8강전을 치르게 된다.
이날 한국은 타깃형 스트라이커인 이정협(상주)이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해 호주 격파 선봉에 섰고, 이근호(엘 자이시), 구자철(마인츠), 한교원(전북)이 2선 공격수로 뒤를 받쳤다. 중원은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박주호(마인츠)가, 포백은 김진수(호펜하임), 곽태휘(알 힐랄), 김영권(광저우 헝다), 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돌아왔다.
전반 2분 만에 코너킥을 만들어낸 한국은 초반 호주와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전반 15분 다시 한 번 맞은 코너킥 상황에서 김진수가 올린 크로스가 곽태휘의 머리에 정확히 맞았으나 골대를 빗겨나갔다.
좋은 기회를 놓친 한국은 전반 16분과 17분, 연달아 토미 쥬리치와 네이선 번즈에게 연달아 슈팅을 허용했다. 여기에 전반 30분 박주호가 번즈와 공중볼을 다투다 부상을 당하기까지 했다. 분위기가 가라앉으려는 찰나, 전반 33분 기성용의 패스에서 이어진 공격이 선제골로 돌아왔다. 한국은 이근호의 짧은 패스를 이정협이 골대 앞에서 밀어넣으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선제골을 넣은 후, 위기도 찾아왔다. 전반 36분 제임스 트로이시가 박스 안에서 수비수를 벗겨내고 슈팅을 시도한 것. 공은 아슬아슬하게 옆그물을 때렸지만 실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프리킥 상황까지 이어진 호주의 공세에 버텨내며 리드를 지켰고, 번즈와 충돌로 부상을 당한 박주호를 전반 41분 한국영과 교체한 슈틸리케 감독은 1-0으로 앞선 채 후반전을 맞이했다.
하지만 후반 4분, 또 한 번의 부상 변수가 한국을 덮쳤다. 구자철이 매튜 스피라노비치와 공중볼 경합을 벌이다 밀려 넘어져 또다시 부상을 당하고 만 것. 떨어지는 과정에서 팔로 땅을 짚다 부상을 당한 구자철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들것에 실려나갔고, 슈틸리케 감독은 두 번째 교체카드로 손흥민을 투입했다.
박주호에 이어 구자철까지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한국의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선수들은 의욕적인 움직임으로 호주의 공세를 막아내며 골문을 노렸다. 후반 10분 김창수의 짧은 패스를 이정협이 슈팅으로 연결해봤지만 골키퍼의 손에 가로막힌 것이 아쉬웠다.
후반 25분, 이번에는 김진현의 선방이 한국의 위기를 막아냈다. 번즈가 박스 바깥에서부터 돌파해 들어와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김진현이 몸을 던져 막아낸 것. 좀처럼 득점을 올리지 못하자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곧바로 번즈와 매튜 매케이를 빼고 팀 케이힐과 로비 크루스를 동시에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한교원을 빼고 장현수(광저우 푸리)를 투입하며 호주의 공세를 막는데 힘을 쏟았다. 최소한 비기기만 해도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에 오를 수 있는 호주는 마지막 순간까지 끈질기게 골을 노렸으나, 수문장 김진현의 선방을 비롯해 한국의 수비진이 뒷문을 단단히 걸어잠그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고 결국 또 한 번의 1-0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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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