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호주] 슈틸리케호, 두 번째 강제 플랜B 어땠나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1.17 19: 56

슈틸리케호의 두 번째 강제 플랜B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서 열린 개최국 호주와 2015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 경기서 이정협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1-0으로 승리하며 3연승으로 승점 9점을 획득, A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18일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전 결과에 따라 B조 2위와 8강전을 치르게 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3일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2차전서 1.5군을 가동했다. 울며 겨자 먹기 실험이었다. 부동의 우측 날개 이청용이 다리 부상으로 대회를 조기 마감했다. 감기 바이러스까지 들이닥쳤다. 손흥민 구자철 김진현 등이 미열을 동반한 감기 몸살로 홍역을 앓았다. 김창수는 오만전서 입었던 오른쪽 허벅지 타박상에서 회복하지 못했다.

본의 아닌 플랜B 실험이었지만 조별리그를 넘어 8강, 4강을 바라본다면 나쁘지 않은 시나리오였다. 오만(1차전)전 선발 라입업과 비교해 무려 7명의 얼굴이 바뀌었다. 이근호, 남태희, 이명주, 김민우, 김영권 등이 기회를 잡았다. 승점 3을 챙겼다. 남태희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시종일관 엇박자를 내며 낙제점을 받았다.
슈틸리케호는 호주전서 또 한 번 플랜B를 실험했다. 이번에도 의도한 건 아니었다. 이청용이 없었고, 감기 몸살에서 돌아온 손흥민 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 벤치에서 시작했다. 주전 센터백인 김주영은 왼쪽 발목 염좌로 결장했다. 대신 '신데렐라' 이정협을 비롯해 한교원, 곽태휘, 김영권 등이 선발 출전했다.
쿠웨이트전서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면 이날은 그래도 장밋빛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이정협이 신데렐라에서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전반 32분 번뜩이는 침투에 이은 집중력 있는 마무리로 호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근호의 땅볼 크로스를 오른발 슬라이딩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4만 호주 팬들의 함성을 잠재웠다. 타깃형 스트라이커로서 본업도 잊지 않았다. 전방에서 지속적으로 싸워주며 헤딩 볼을 수 차례 따냈다.
그러나 곽태휘-김영권으로 구성된 새로운 센터백 조합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시종일관 불안했다. 베테랑 수비수 곽태휘는 준수한 수비에도 파트너와 엇박자를 냈다. 김영권은 쿠웨이트전에 이어 치명적인 볼 컨트롤 실수를 범하며 물음표를 떼지 못했다.
이근호, 한교원 등도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이근호는 잦은 볼 컨트롤 미스와 패스 미스로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결승골 도움과 왕성한 활동량만이 빛났다. 한교원은 자신감이 부족했다. 경험 부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청용의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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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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