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호주] 완전히 밀린 기록, 그래서 빛난 이정협의 한 방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01.17 19: 56

호주에 완전히 밀렸다. 하지만 미소를 지은 쪽은 한국이었다. 이정협(24, 상주 상무)의 한 방이 있었기 때문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호주와 3차전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3연승을 거둔 한국은 2승 1패의 호주를 제치고 A조 1위로 8강에 오르게 됐다.
승리는 했지만 이날 한국은 호주에 완벽하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의 주도권을 경기 초반부터 호주에 내준 채 끌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호주는 67.2%의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국을 몰아 붙였다.

호주의 압박에 눌린 한국은 모든 기록에서 뒤처졌다. 점유율은 30% 중반을 넘기기 힘들었고, 패스 성공률은 68.6%밖에 되지 않았다. 또한 패스 횟수(255회)도 호주(515회)의 절반에도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호주의 압박에 밀린 탓에 긴 패스에 의존, 긴 패스 비중이 23.5%를 기록했다. 9.9%의 호주와 비교가 됐다.
모든 면에서 호주에 압도를 당했지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에 미소를 지은 쪽은 한국이었다. 경기 내내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정협의 한 방에 힘입어 승리를 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경기 내용에서는 아쉬웠지만 이정협의 득점은 완벽했다. 이정협은 전반 32분 박스 왼쪽에서 이근호가 올린 크로스를 문전으로 미끌어지며 방향을 바꿔 호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기성용에서 시작해 이정협까지 군더더기 없이 이어진 득점 장면은 이날 최고의 장면이었다.
물론 한국은 이정협의 득점 이후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호주의 공격에 흔들리는 모습이 속출했다. 호주의 우위를 나타내는 수치는 계속 높아졌다. 하지만 이정협의 빛나는 한 방이 있었기 때문에 수치는 어디까지나 수치에 불과하게 됐다.
sportsher@osen.co.kr
브리즈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