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는 없다. 김성근 감독의 원칙은 확고했다. 스프링캠프는 훈련을 하는 곳이지, 몸을 만드는 데가 아니다.
일본 고치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한화. 선수단 전체가 모여 첫 훈련을 가진 17일 뜻밖의 낙오자들이 생겼다. 투수 배영수·송은범·김광수가 고치 캠프에 온지 3일 만에 짐을 싸게 된 것이다. 김성근 감독의 갑작스런 지시에 선수들은 다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의 원칙은 확고했다. 김 감독은 "여기는 제대로 연습을 하는 곳이지, 재활하는 데가 아니다. 몸부터 다시 만들어오라고 했다. 오키나와에서 제대로 몸을 만들어야 부른다"고 말했다. 몸 상태가 안 된 선수를 본진 캠프에 배제하는 원칙을 지켰다.

배영수와 송은범은 16일 불펜투구를 소화했으나 러닝 과정에서 근육통이 났다. 배영수는 왼쪽 무릎 주변, 송은범은 오른쪽 종아리였다. 사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김 감독은 그들을 오키나와로 보냈다. "투수는 제대로 뛰지 못하면 아픈 것이다"는 게 김 감독의 말이다.
사실 쉽게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었다. 배영수와 송은범은 올해 한화 마운드의 중심이 되어야 할 핵심 투수들이다. 그것도 FA로 영입한 첫 해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상당히 높다. 근육통이 심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고치에서 며칠 정도 적절하게 관리하면 그대로 남겨둘 수 있었다.
그런데도 김 감독은 그들을 굳이 오키나와로 보내며 선수들과 원칙을 고수했다. FA 선수라고 해서 특별대우는 없었다. 정해놓은 원칙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이를 통해 캠프의 나머지 선수들에게도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했다. 훈련에 있어 긴장감을 한껏 높이는 효과를 낳게 된 것이다.
김 감독은 "전체적으로 캠프 준비가 잘 안 돼 있다. 언제쯤 제대로 될지 봐야 할 것 같다"며 "시간이 많이 모자라다. 선수들과 미팅에서 경쟁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앞으로 어떻게 연습하는지 의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금은 어느 수준으로 끌어올리기에 많이 모자라다"고 말했다.
배영수와 송은범의 오키나와행 그리고 김광수의 국내 귀국 결정을 통해 김 감독의 확고한 원칙은 다시금 확인됐다. 스프링캠프는 무조건 훈련이고 실전이다. 예외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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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