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힘들다. 죽을 것 같은데 재미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 가을 마무리훈련 때부터 선수들에게 체중 감량을 지시했다. 김 감독은 "100kg 이상 나가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 프로 선수가 살이 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의 지시를 제대로 이행한 선수 중 하나가 바로 송창식(30)이다. 8kg을 뺀 그는 현재 99kg으로 미션을 수행했다.
프로필상 송창식의 체중은 104kg. 가을 마무리훈련 당시에는 107kg으로 김 감독이 보기에 과체중이었다. 이후 3개월의 시간이 흘러 해가 바뀐 1월, 송창식은 한결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하고 있다. 팀 내 투수 중에서도 가장 많은 투구수를 던질 만큼 페이스가 빠르다. 그는 "훈련이 진짜 힘들다. 죽을 것 같은데 재미있다"고 했다. 몸은 고되지만 그만큼 보람을 느낀다.

송창식은 "감독님을 만난지 3개월째인데 8kg이 빠졌다. 지금 체중은 99kg이다"며 웃었다. 지난해 6월 중순을 끝으로 1군에서 자취를 감춘 그는 재활군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마무리훈련에서도 재활조에 편성돼 몸만들기에 나섰던 그는 이제 아픈 곳 없이 컨디션도 아주 좋다. 부활을 위한 기지개를 켰다.
송창식에게 지난해는 아쉬운 시즌이었다. 마무리로 기대를 모았으나 26경기 1승3패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7.45에 그쳤다. 2013년 20세이브로 수호신으로 군림했던 그는 그러나 71이닝을 무리하게 던진 후유증으로 구위가 떨어진 기색이 역력했다. 프로 세계는 냉정했고, 연봉도 3000만원이 삭감됐다.
하지만 송창식은 어느 누구도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자극으로 삼고 있다. "작년엔 준비를 잘못한 것 같다. 재작년 무리하거나 부담감 때문은 아니다. 작년에 부진했던 게 지금은 자극이 된다. 최근 몇 년 동안 이렇게 많이 연습해본 적이 없다. 지금처럼 훈련하면 좋아질 것이다"라는 게 송창식의 말이다.
특히 김성근 감독의 세심한 지도에 풀리지 않던 실마리가 풀리는 느낌이다. 그는 "예전보다 던질 때 투구 밸런스가 많이 무너져 있었다. 왜 안 좋은지 이유를 찾지 못했는데 감독님이 여러 가지로 말씀해 주셔서 알게 됐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술적인 부분인데 유연성이 떨어진 것도 이유다. 왜 안 되는지 알게 된 것만으로도 좋아질 것 같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한화는 지난해 안영명·박정진·윤규진으로 이어지는 불펜이 위력을 떨쳤으나 그들에게만 너무 큰 부담이 가중됐다. FA 권혁이 가세한 가운데 송창식까지 부활하면 양적·질적으로 풍부해진다. 2012~2013년 구위라면 송창식은 불펜의 중심이 될 수 있다. 현재 한화 투수 중에서 20세이브를 해본 선수는 송창식 뿐이다.
하지만 아직은 조심스럽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송창식은 "지금 나는 정해진 자리가 없다. 경쟁부터 먼저 해야 한다. 어떤 보직이든 맡겨주시는 대로 하겠다. 다른 말보다 시즌 때 실력으로 보여드리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한층 날렵해진 몸놀림과 진중한 의지 속에서 송창식의 화려한 부활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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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