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답답했던 한국에 호흡기 달아주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01.18 05: 59

기성용(26, 스완지 시티)의 활약이 한국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
경기 종료 후 거친 숨을 토해냈지만 보람은 있었다. 기성용은 17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호주와 3차전에 선발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한국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기성용은 전반 32분 수비수 3명을 꿰뚫는 절묘한 패스를 이근호에게 연결, 이근호가 문전으로 쇄도하는 이정협에게 크로스를 올려 결승골이 나오게 만들었다. 기성용에게서 시작돼 이정협이 마무리를 짓는 감탄사가 나오는 득점 장면이었다.

사실 이날 전체적인 경기 내용을 봤을 때 한국은 결코 만족할 수 없었다. 호주의 압박에 밀리며 점유율 싸움에서 32.8%-67.2%로 크게 밀렸고, 슈팅 횟수에서도 9(3)-14(6)으로 열세였다. 패스 횟수(255-515), 패스 성공률(68.6%-87.8%) 등 한국이 앞서는 것은 거의 없었다.
한국 입장에서는 호주에 밀려 간신히 숨을 쉬고 있는 상황이었다. 중원 싸움에서 밀린 한국은 긴 패스로 몇 차례 기회를 노려봤지만,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그저 호주의 공격을 막는데 급급했다.
하지만 한국도 제대로 숨을 쉴 틈은 있었다. 바로 전반 32분 기성용이 공을 잡는 순간이었다. 경기 내내 호주의 압박에 막혀 정확한 전진 패스를 연결하지 못했던 한국은 기성용의 패스 한 번에 호주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기회를 잡았다.
기성용은 호주 수비수 3명을 꿰뚫는 침투 패스로 이근호에게 정확히 연결했다. 호주 수비수 3명을 기성용의 절묘한 패스를 넋 놓고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이 패스는 결국 이정협의 결승골로 이어졌다. 인상적인 이 장면은 기성용을 경기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되게 만들었다.
기성용의 패스는 경기 내내 답답했던 한국의 숨통을 단 번에 트이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기성용은 이 패스 외에도 쉬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비며 열세에 몰린 한국의 중원에 힘을 조금이라도 더 보태기 위해 노력했다.
답답했던 한국에 호흡기를 달아주기 위해 노력한 기성용 덕분에 한국은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기성용은 경기 종료 직후 거친 숨을 내뱉었다. 체력적으로 힘든 것이 역력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힘든 표정에도 불구하고 기성용은 어떤 선수보다 빛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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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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