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좌완 에이스 양현종(27)이 더 무거워진 책임감을 가지고 2015시즌 마운드에 선다.
양현종은 지난 16일 일본 오키나와로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취재진과 만나 “이제 9년차다 보니 책임감이 많이 생겼다. ‘열심히’ 보단 ‘잘’ 해야겠다는 목표 의식이 강하다”며 다음 시즌에 대한 굳은 각오를 전했다.
양현종은 이번 겨울 가장 큰 이슈를 몰고 다녔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기대 이하의 포스팅 최고액을 전달 받았고 구단과 상의 끝에 이를 수용치 않기로 했다.

일본 진출의 가능성도 열려있었으나 KIA 잔류를 택하면서 계속 에이스 임무를 맡게 됐다. 하지만 구단은 생각을 바꾼 양현종에게 커다란 선물을 해줬다. 바로 팀내 최고 연봉이었다. 양현종은 기존 1억 2000만 원에서 무려 233.3% 인상된 4억 원의 금액에 도장을 찍었다. 팀 역대 최고 인상 금액(종전 2010년 최희섭 2억 원)이자 투수 부문 팀 역대 최고 인상률(종전 2004년 신용운 등 200%)이었다.
양현종은 이에 대해 “돈에 대한 큰 욕심은 없었다. 해외 진출에 실패하고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구단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어느덧 9년차다. 후배들도 많아졌다. 2009년 우승만 생각했는데 벌써 6년이 지났다. (나)지완이형 라커룸에 당시 사진이 있는데 색이 바랬다. 그 때의 자부심보단 새롭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의지를 다졌다.
그리고 책임감이 커진 만큼 다음 시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 위한 구상을 밝혔다. 그는 “작년에 미흡했던 체력적인 부분들을 보완하려고 한다”면서 “스스로 변화를 많이 줄 생각이다. (예전과 달리)페이스를 천천히 올릴 것이다. 개막 때 베스트 컨디션이 되지 않더라도 7~8월 대비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양현종이 가장 욕심을 내는 부분은 탈삼진왕 타이틀. 그는 “탈삼진 타이틀을 놓치고 싶지 않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가 차지해서 한국인으로, 개인적으로도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작년보다 경쟁을 더 치열해질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평균자책점에 대해선 생각을 안 했었는데 통산 성적을 보니 높다. 이제 그 부분도 생각하고 이닝도 마찬가지다”며 한 단계 성장을 예고했다.
이제 9년차를 맞는 팀의 에이스. 팀 성적에 대한 책임감도 누구보다 클 수밖에 없다. 양현종은 “팀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서 자존심이 상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선수들이 독기를 품게 해주는 계기이다. 모두 어느 때보다 열심히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성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연습을 많이 했는데 잘 못하면 소용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종이 올 시즌 약화된 팀 전력 속에서 진짜 에이스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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