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KIA, 분위기로 반전 노린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1.18 10: 00

2년 연속 8위에 머물며 암흑기를 보내고 있는 KIA 타이거즈.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해 올 시즌도 전망이 밝지 않다. 그러나 선수단은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좋다”며 반전을 기대했다.
최근 KIA의 성적은 참담하다. 2012시즌 리그 5위를 기록한 뒤 2년 연속 8위에 처졌다. 2009시즌 두터운 마운드와 막강 화력을 앞세워 챔피언에 등극했지만 팀이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어느덧 우승한지 6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지난 시즌이 끝나고 사령탑을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팀 재건에 일가견이 있는 김기태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그러나 팀 전력은 확실히 약화된 상황. 주전 키스톤콤비인 안치홍, 김선빈이 군 입대로 빠졌고 주전 중견수 이대형이 kt 특별지명을 통해 이적했다.

선수들도 ‘약체 평가’에 대해서 모를 리 없었다. 그리고 하나 같이 이러한 평가에 대해서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 스프링캠프 출발을 위해 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주장 이범호는 “분명 좋은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좋은 것이 중요하다. 분위기로 2~3단계는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분위기 타면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범호의 말대로 선수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우선 지난 12일에 진행됐던 체력 테스트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가볍게 합격 판정을 받았다. 조계현 수석코치는 “김진우 빼고는 모두가 생각 이상으로 좋은 기록이었다. 감독님도 만족하셨다. 아주 좋았다”면서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또한 평소 규율을 중요시하는 김 감독인데 선수단도 이에 잘 따르고 있다. 이범호는 전체적으로 짧아진 선수들의 머리 스타일에 대해서 “감독님이 머리를 짧게 자르라고 하셨다. 선배들에게도 부탁했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분위기가 이거다. 다들 그렇게 하고 와서 만족한다”면서 “감독님의 몇 가지 지침이 있다. 그걸 벗어나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
김기태 신임 감독의 효과는 마무리 캠프서부터 나타났다. 베테랑 최희섭이 자진해 훈련을 요청했고 신고 선수들도 무사히 마무리 캠프를 소화했다. 여기서 몇몇 신고 선수들은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새 감독이 부임하면서 경쟁이 자연스럽게 출발선으로 돌아왔고 동기부여도 확실히 이루어지고 있다.
KIA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오히려 현재를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에이스 양현종은 하위권 평가에 대해서 “자존심이 상한다”고 답하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선수들이 독기를 품게 해주는 것 같다. 어느 때보다 열심히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반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조 코치도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전문가들이 평가할 수 있지만 내부적인 것은 다르다. 팀워크와 창의력에 중점을 두고 캠프를 소화할 예정이다. 경기는 해봐야 안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제 올 시즌 결과는 약 50일 간 진행되는 스프링캠프를 통해서 판가름 날 것이다. 일단 분위기가 좋은 만큼 훈련도 순조롭게 진행될 예정이다. 과연 KIA가 주변의 평가를 뒤엎고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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