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빈의 악역=드라마 흥행' 공식은 '내반반'에서도 이어질까. 그는 이 드라마에서 '갑질'을 일삼는 치킨 프렌차이즈 CEO 천운탁으로 분한다. '갑질 논란'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그가 얼마나 악랄하고 비양심적인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 그가 더욱 못된 '악덕 사장'으로 비춰질 수록 그에게 먹이는 한방이 더 통쾌할 것이기에 이 드라마 흥행의 반은 배수빈의 '갑질'에 달렸다고 봐도 될 듯하다.
17일 첫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극본 조정선 연출 오세강 김유진)은 서민의 딸로 태어난 세 자매(장신영, 이태임, 남보라)가 가진 자들의 횡포 속에서 집안의 복수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살아가는 성장 이야기로 대한민국 대표 서민 음식으로 상징되는 ‘치킨’으로 얽히고설킨 두 집안 가족들의 스토리를 담아낸 작품이다.
이날 첫 방송부터 갑을관계의 묘사가 또렷하게 그려졌다. 거대 치킨 프렌차이즈 운탁치킨은 이진삼(이덕화 분)의 진심치킨과의 경쟁에서 밀리자, 닭공급을 끊고 마늘치킨 레시피를 가져가 특허를 출원했다. 이에 진삼은 양계장을 차려 직접 닭을 키워 다시 장사를 시작했지만, 운탁치킨 CEO 천운탁(배수빈 분)은 바로 옆에 있던 미용실을 허물고 프렌차이즈 치킨집을 차려 그의 영업을 방해했다.

운탁의 '갑질'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머리가 흰 임원들을 앞에서 웃음기 하나 없는 표정으로 이들을 다그치며 머리를 조아리게 만들고, 특히 지하실에 아버지뻘 임원을 감금해 놓고 부하를 시켜 폭행하기도 했다. 폭행 혐의로 경찰서에 끌려간 동생을 위해 경찰서장에게 전화를 걸어 일을 해결하는 모습에서도 그는 '갑'이었다.
배수빈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묘한 러브라인을 예고했다. 자신이 영업을 방해하고 있는 치킨집 딸 순진(장신영)에게 호감을 드러낸 것. 이 러브라인이 앞으로의 전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건이다.
그는 중심 스토리와 직결된 가장 핵심적인 캐릭터를 그린다. 얼마나 악랄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살 것이며,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며 갈등하는 장면을 어떻게 그려낼까.
첫방송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에서 미래를 점쳐본다면 일단은 긍정적이다. 이덕화를 비롯해 남보라, 장신영 등 출연 배우들의 '반짝 반짝' 빛나는 연기력과 어우러져 몰입을 도왔다. 절제된 표정으로 표현하는 어두운 카리스마와 악행을 저지를 때 보이는 잔인하고 냉소적인 분위기도 인상적이었다.
한 가지, 그가 멋있는 악역이 될 수 있을 가능성도 비춰져 걱정이 된다. 많은 이들의 공분을 한방에 날려주기 위해서 그는 좀 더 악랄해져야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이 드라마에서 욕을 먹어야 칭찬을 받을 수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joonamana@osen.co.kr SBS 주말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