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시즌 프로야구의 가장 큰 변화는 10구단 kt 위즈의 등장과 경기 수 증가다. 팀 당 144경기를 갖는데, 정규시즌에 한 팀이 140경기 넘게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면서 많은 변화들이 예상된다. 항상 새로운 팀의 등장(리그 확장)은 대기록을 부른다. 여기에 경기 수까지 늘어났으니 지난해 서건창(넥센)이 달성한 프로야구 최초의 한 시즌 200안타 기록도 누군가에 의해 다시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당분간은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서건창의 대기록(201안타)을 누가, 그리고 언제 깰지도 주목된다.
불펜투수가 두 자릿수 승리를 해내는 것도 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1997년 쌍방울의 김현욱(20승 2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1.88)과 같은 엄청난 기록은 재현되기 힘들지만, 그 절반인 10승은 불가능의 영역이 아니다. 팀 당 126경기만 치르던 당시 김현욱은 70경기에서 157⅔이닝을 소화해 규정이닝도 훌쩍 넘어섰다.

지난 시즌에도 가능성 있는 선수들은 나왔다. 점점 페이스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박정배(SK)는 4월 25일까지 5승 1패를 올리는 빠른 승수 쌓기를 보였다. 윤명준(두산)도 4월 말까지 3승으로 나쁘지 않았고,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인 7월 8일에 6승째를 올렸다. 하지만 둘 모두 10승에는 이르지 못했다. 5월부터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한 신재웅(LG)은 7월에 3승을 거두며 7승까지 갔으나 이후 정규시즌 종료까지 1승밖에 추가하지 못했다.
순수 불펜투수가 10승을 달성한 것은 2009년 두산의 임태훈(11승 5패 4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3.06)이 마지막이다. 불펜으로 분류되는 차우찬(삼성)이 2013년 10승을 해내기는 했지만 그 해에 선발로도 12차례 던졌다. 2011년 안지만(삼성)도 11승으로 선전했으나, 시즌 초 선발이었다가 나중에 셋업맨으로 돌아와 승수를 채운 것이라 순수 불펜 10승은 아니었다.
어느 때보다 올해 희망이 커진 것은 우선 경기 수의 영향이 크다. 16경기가 늘어났으니 단순 계산으로도 1~2승 정도의 기회는 더 생긴다. 게다가 각 팀이 6선발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 역시 불펜투수가 승리를 챙기기 유리한 환경이다. 각 팀 4~5선발이 대체로 약한 가운데 6선발까지 가동되면 선발투수는 모두 승패 없이 물러나고 경기가 불펜 싸움으로 흐를 일도 더 많아진다. 이에 따라 불펜투수가 승패 기록을 가져가는 경기가 늘어날 수 있다.
감독이 승부수를 일찍 내면 그 단계에 나오는 불펜투수가 잘 막았을 때 팀이 승리하고 해당 투수가 승리 기록을 챙길 공산이 커진다. 대표적인 예가 조상우(넥센)다. 넥센은 5회 이전에 2~3점 이내로 리드하거나 추격하고 있을 때 선발투수를 내리고 조상우를 올려 승리를 지키거나 역전승한 경기가 많았다. 이를 바탕으로 조상우는 지난해 6승을 달성했는데, 무릎 부상으로 2개월 결장하지만 않았다면 10승에 조금은 더 근접했을 것이다.
조상우 외에 다른 투수들도 경기 상황, 감독의 기용법 등에 따라 순식간에 치고 올라올 수 있다. 혼전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어 일주일에 한 투수가 2~3승을 따내는 사례도 가끔은 나올 여지가 있다. 어느 팀의 ‘전천후 믿을맨’ 중 10승 달성자가 나올지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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