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에겐 참 특별했던 '해피엔딩' 브리즈번 여행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1.18 05: 30

'호주 유학파' 기성용(스완지 시티)에겐 참 특별했던 브리즈번 여행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서 열린 개최국 호주와 2015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서 이정협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1-0으로 이기며 3연승(승점 9), A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한국은 18일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우즈베키스탄전 결과에 따라 B조 2위와 8강전을 벌인다.
브리즈번은 '캡틴' 기성용에게 특별한 곳이다. 과거 존 폴 컬리지(John Paul Collage)에서 유학을 하며 축구는 물론 유럽에서 성공 발판이 됐던 영어 실력을 향상시켰다. 오랜만에 정들었던 제2의 고향을 찾아 호주를 이겼으니 감회가 남달랐을 터.

기성용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브리즈번에 4년간 살았고 친구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호주와 경기를 한 건 매우 특별했다"면서 "승리를 했기 때문에 기분도 좋고 특별한 날이다"라며 감회에 젖었다.
이날 경기는 조 1위 싸움이 걸린 중대 일전이었다. 골득실에서 뒤져 있던 한국은 무조건 이겨야 조 1위가 가능했다. 반면 호주는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로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한국은 손흥민, 김주영 등 주축 선수들이 벤치를 지키며 쉽지 않은 싸움을 예고했다. 경기장에 꽉 들어찬 4만여 명 호주 팬들의 함성은 태극전사들이 위압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기성용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주장 완장의 품격을 뽐냈다. 마치 안방에서 경기를 치르듯 여유가 있었다. 중원 사령관으로서 남다른 시야와 패싱 능력을 과시했다. 상대 선수들은 기성용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반칙으로 끊어내는 것만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전반 32분 기성용의 오른발이 번뜩였다. 상대 왼쪽 측면서 볼을 잡아 이근호에게 절묘한 침투 패스를 넣었다. 수비 뒷공간과 이근호의 움직임을 정확히 계산한 명품 패스였다. 한국은 덕분에 이근호의 크로스에 이은 이정협의 천금 결승골에 힘입어 승리할 수 있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조 1위로 8강에 오르면서 브리즈번에 남지 않고 멜버른으로 향하게 됐다. 기성용의 브리즈번 여행도 해피 엔딩으로 끝났다. 짧지만 기성용에겐 참 특별했던 브리즈번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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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호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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