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하이 도전’ 박용택, 2009 캠프 돌아본 이유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1.18 08: 05

“백업 외야수로 시작했던 2009시즌 스프링캠프가 생각난다.”
LG 트윈스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36)의 타격은 2009시즌을 기점으로 나뉜다. 프로 데뷔해였떤 2002시즌부터 2008시즌까지 박용택의 통산 타율은 2할7푼9리였다. 그런데 2009시즌 타율 3할7푼2리 홈런 18개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었고, 2009시즌부터 2014시즌까지 6년 동안 타율 3할2푼6리 OPS .859로 맹활약하고 있다. 서른 살에 타격에 눈을 떴고, 리그 최고의 좌타자 중 한 명으로 올라섰다. 지난 6년 동안 3000타석 이상을 소화한 타자 중 박용택의 타율이 가장 높다.
박용택은 지난해 통산 타율 3할을 넘겼다. 거의 매년 타순이 바뀌면서도 그 타순에 적합한 타격으로 팀에 해답을 제시한다. 테이블세터든 클린업이든 가리지 않는다. 2014년 11월 LG와 두 번째 FA 계약을 체결, 평생 LG맨이 된 박용택이 이 기세를 이어가면 한국프로야구 최다 안타 자리도 노려볼만 하다.

하지만 박용택에게도 유난히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2008시즌 1군과 2군을 오가며 96경기 출장에 그쳤고, 당해 시즌 타율 2할5푼7리 홈런 2개로 커리어로우 시즌을 보냈다. 박용택은 1년차인 2002시즌부터 112경기에 출장하며 주전자리를 꿰찼다. 그러다가 7년차에 갑자기 슬럼프와 마주했다. 박용택은 당시 자신을 두고 “나는 팀의 4번째 외야수였다”고 돌아봤다. 그만큼 절치부심했고, 2009시즌 스프링캠프에 모든 것을 걸었다. 다시 프로에 입단했다는 마음으로 캠프를 치른 끝에 커리어 대반전에 성공했다. 최악의 부진을 반등의 발판으로 만든 것이다.
박용택은 지난 16일 미국 애리조나로 스프링캠프를 떠나며 6년 전을 회상했다. 2015시즌을 2009시즌처럼 한 단계 더 도약하는 해로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용택은 “백업 외야수로 시작했던 2009시즌 스프링캠프가 생각난다. 올 겨울 좋은 계약을 맺었고, 스프링캠프 전까지는 편한 마음으로 운동했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할 수는 없다. 새로운 동기부여를 느끼고 있다”면서 “2015시즌은 144경기로 치러진다. 재미있을 것이다. 경기수가 늘어난 만큼 선수들에게는 커리어하이를 세울 수 있는 기회다. 17, 18승했던 투수들은 20승을 노려볼 수 있고, 170, 180안타를 치던 타자들은 200안타를 노릴 수 있다. 훨씬 더 좋은 기록을 세울 수 있다. 144경기 다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내 개인 기록도 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박용택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선 출루중심의 타격보다는 해결사 역할에 맞는 타격에 중점을 둘 것이라 전했다. 박용택은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선 일찍이 내 자리가 1번 타자로 결정됐었다. 그래서 출루에 최적화된 타격을 준비했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선 변화를 줄 것이다. 장타욕심을 낸다거나, 홈런타자로 변신한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지난해보다는 큰 타구를 많이 날리도록 준비하려고 한다”고 2015시즌의 그림을 그렸다.
박용택의 스프링캠프는 훈련에 그치지 않는다. 탐구도 병행된다. 훈련이 끝나고 나면, 개인노트북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내곤 했다. 박용택의 노트북에는 자신의 프로 15년 타격영상과 메이저리그 전설들의 타격영상이 있다. 자신의 타격과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비교하며 목표점을 설정하고, 스프링캠프서 하나씩 적용한다. 최근 몇 년 동안은 토니 그윈, 베리 본즈, 맷 카펜터 등 메이저리그 특급 좌타자들을 연구했다.
박용택은 지난해 3월 팀의 리드오프로 시즌 개막을 맞이하며 “1번 타자도 매력이 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야구의 꽃은 홈런이다. 최고 1번 타자 이용규도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면 홈런타자를 택할 것이다. 앞으로 몇 년 더 1번 타자를 할지는 모르겠다. 만일 다시 중심타순에 배치될 기회를 맞이한다면, 또 변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이렇게 공부하고 변신하는 게 정말 재미있다”고 웃었다. ‘커리어하이’와 ‘장타력 향상’을 내건 박용택의 2015시즌 변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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