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이 정도면 한예슬 부활이다. 촬영장 이탈, 소속사도 모르는 배째라 식 해외 출국, 테디와의 깜짝 연애 등 일련의 돌발 행동으로 연예계에서 금세 잊혀지는 듯 했던 한예슬이 대중 앞에 '호감' 스타로 돌아왔다. 자신의 속내를 솔직히 드러내고 돌직구 발언을 마다하지 않는 '나상실'('환상의 커플' 2006년) 스타일이 제대로 먹힌 것이다.
'환상의 커플' 속 재미교포 갑부 상속녀 안나조(한예슬 분)는 요즘 갑질의 대명사로 유명해진 '땅콩 회항' 주인공 그녀와 별 다를 게 없는 병맛 캐릭터다. 그런데 이 여자,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기억상실에 걸려 항구도시 한 총각에게 잡혀 나상실로 살면서 진짜 매력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막걸리 한 잔 제대로 걸치고 "꼬라지 하고는 .." 한 마디 톡 쏘는 오만이 시청자에게는 '솔직담백'한 모습으로 다가갔다. 특히 짜장면에 죽고 사는 전직 재벌 외동딸의 먹방 장면은 압권으로 기억된다.
문제는 '환상의 커플'로 신데렐라처럼 떴던 한예슬의 이후 행보가 나상실 아닌 안나조였다는 것. 출세작 인기에 힘입어 출연했던 후속 드라마에서 그나물에 그밥 연기로 손가락질 받더니 스크린 데뷔작 '용의주도 미스신'(2007년)에서 드디어 완전히 밑천을 드러냈다. 영화는 평단과 관객의 비난을 동시에 받으며 고꾸라지다시피 했다.

그리고 수 년의 시간이 흘렀다. 한예슬처럼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인 미녀 스타들이 불과 1~2년 공백만으로도 쉽게 잊혀지는 게 연예계 생존의 법칙이다. 한예슬은 덧붙여 갖가지 구설수에 휘말린 사고녀(?)였다. 복귀는 힘들고 더욱이 부활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런 한예슬이 이미지 깔끔한 톱스타로 돌아온 것이다. 얼마 전 종영한 SBS 미니시리즈 '미녀의 탄생'을 통해서 한예슬은 말 그대로 새롭게 재탄생했다. 자신을 둘러쌌던 가식의 허울 한 장을 벗고 나니 인간 한예슬의 순수함이 살아났다.
한예슬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사랑도 하고 있고, 복귀도 성공적으로 한 거 같아서 요즘 정말 행복해다. 사실 과거에는 일을 하면서 많이 혼란스러웠는데, 나이를 먹어서 일까? 앞 길이 또렷히 보이고 심리적으로 편해졌다"고 했다.
"남자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은 꼭 전하고 싶었어요. 작품 들어가기 2년 전부터 정말 많은 힘이 되주고 격려를 많이 해줬죠. 사랑을 받으면 사람이 행복해지잖아요. 다시 컴백을 했을 때 '좋아보인다'는 말을 들으니까 옆에 있어준 남자친구에게 고맙더라고요. 그 친구 덕에 좋은 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그의 남친이란, YG의 숨은 보물 1호인 뮤지션 테디다. 한예슬은 시상식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시상식 중간중간 몰래 문자 보내면서 이야기하고 있었거든요. 수상 소감 직후 문자가 왔는데 '오 마이 갇'이라며 좋아하더라고요. 주변에서 축하 문자 오고 난리가 났었다고 들었어요."
좋은 남자 만나서 행복해진 여자, 그가 바로 한예슬이고 연기자로도 완벽하게 부활했다. 꿩먹고 알먹었다는 게 이런 경우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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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