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투수 대어들이었던 맥스 슈어저(31)와 제임스 쉴즈(34)의 소식이 잠잠하다. 새 소속팀을 찾는 과정이 1월 중순도 넘겼다. 시간이 갈수록 결과에 대한 궁금증도 커진다.
슈어저와 쉴즈는 이번 FA시장에서 투수 ‘빅3’를 이뤘다. 2013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슈어저는 야수를 통틀어 자타공인 FA 최대어였다. 최근 5시즌 동안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고 그 중 네 차례가 15승 이상 시즌이었다. 지난해도 18승5패 평균자책점 3.15로 맹활약하며 ‘대박’을 예약했다. 쉴즈는 MLB 통산 선발등판이 285경기, 114승에 빛나는 베테랑이다.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큰 경기에서도 강했다. 희소가치가 있다.
미 언론들의 예상 순위에서 슈어저는 투수 랭킹 1위, 그리고 쉴즈는 존 레스터(시카고 컵스)에 이은 3위로 뽑혔다. 데려갈 팀이 줄을 설 것으로 예상됐다. 레스터가 6년 1억55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대박의 꿈도 커졌다. 그러나 레스터가 계약한 지 한 달이 넘도록 두 선수는 아직 소식이 없다. 연말 및 연초 휴가 기간이 지나갔음에도 이렇다 할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시장 개시 시점보다 관심이 덜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슈어저의 경우는 비싼 몸값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슈어저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일찌감치 “총액 2억 달러의 계약을 원한다”라는 말을 언론에 흘렸다. 투수 2억 달러는 MLB 역사상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만이 이룬 대업이다. 한편으로는 7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원한다는 압박이기도 하다. 이런 요구 조건을 모두 들어줄 팀은 많지 않다. ‘큰 손’들이나 감당이 가능한데 대부분 관망하고 있거나 필요가 없어 철수했다.
현재 슈어저의 차기 행선지로 지목되는 팀은 몇 안 된다. ‘팀 연봉 1위’인 LA 다저스는 브랜든 맥카시와 브렛 앤더슨을 영입했다. 뉴욕 양키스는 팀 연봉 총액을 줄이길 원한다. 친정팀 디트로이트의 반응은 현재도 충분한 선발투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콜 해멀스(필라델피아) 트레이드에 연계되기도 텍사스는 몸값에 난색이다. 최근 세인트루이스가 새로운 행선지로 떠오르긴 했으나 존 모젤리악 단장은 18일(한국시간) “선발 영입을 위한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쉴즈도 시간이 가기는 마찬가지다. 쉴즈는 슈어저에 비해 몸값이 저렴하다. 기량도 그렇지만 나이 탓에 장기계약을 따내기는 힘들다. 미 언론들은 4년에 7000~8000만 달러 정도면 쉴즈를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그러나 만 34세가 된 투수에게 위험부담이 큰 투자라는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투수 FA는 성공사례가 많지 않다. 30대 중반에 이른 투수라면 더 그렇다.
그렇다면 이들이 ‘FA 미아’가 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어차피 투수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는 보증수표인 두 선수에 대한 관심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선수와 구단 측의 타이밍과 인내심 싸움이다. 선수가 이기면 대박이 나는 것이고, 선수가 백기를 들면 구단이 시장가보다 싸게 영입하는 것이다. 1월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두 선수의 결말에 팬들이 관심이 몰려있다.
skullboy@osen.co.kr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