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클라라가 소속사와 전속계약 분쟁을 겪으며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2004년 이성민이라는 이름으로 데뷔한 후 10여년 간 방송과 드라마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비교적 안정적인 연기력을 갖췄지만 애석하게도 섹시 이미지를 내세우기 전에는 무명에 가까웠다. 간혹 드라마 조연으로 모습을 드러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배우 이성민이 아닌 섹시 스타 클라라라는 이름을 알린 변곡점이 있었다. 그의 인생을 바꿔놓은 것은 2013년 여름 프로야구 시구였다. 얼룩말 무늬 레깅스만 입고 야구장에 나타난 그는 군살 없는 몸매를 과시하며 일약 화제의 스타가 됐다.

클라라 전후로 프로야구 시구 역사가 새로 쓰였다는 우스갯소리가 생겼다. 여자 스타들의 시구는 웬만큼 벗지 않고서야 클라라만큼의 파급력이 없었다. 이후 그는 공식석상에 오를 때마다 얼마큼 벗느냐, 얼마나 아름다운 몸매를 뽐내느냐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한 제작발표회에서 굳어버린 섹시 이미지에 대해 아쉬워하며 눈물을 보인 후, 토크쇼에 출연해 이 같은 고민을 번복하는 말을 해 논란이 일었다.
인기 후폭풍은 셌다. 그가 이른바 ‘뜬’ 이후 했던 말들의 과장 혹은 왜곡을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지며 일부 네티즌으로부터 ‘구라라’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기도 했다. 거듭된 논란과 해명이 반복되며 인기로 인한 값비싼 수업료를 치렀다.
동시에 클라라의 연기 시청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졌다. 클라라의 연기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대중의 기대는 높아지고 연기력 평가 잣대는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MBC에브리원 ‘무작정 패밀리’를 시작으로 최근 영화 ‘워킹걸’까지 작품에 출연했지만 섹시한 매력 외에는 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하며 아쉬움을 줬다. 지난 해 연말 가수로 변신하기도 했지만, 호불호가 엇갈리는 독특한 콘셉트로 또 한 번의 화제몰이만 하고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여기에 최근 소속사와 전속계약 분쟁을 겪으면서 갈등의 원인을 두고 진실공방까지 벌이고 있다. 그동안 의도했든 아니든 시끄러운 행보를 보였지만 전속계약 갈등 중 발생한 잡음은 핵폭탄급이다. 클라라 측은 소속사 회장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해서 계약을 파기하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고, 소속사 측은 클라라가 전속계약을 깨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는 상태다. 양측이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는 가운데,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 다만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클라라가 다시 한 번 대중의 좋지 않은 입방아에 오른 점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들의 특성상 논란이 걷힌 후에도 상당한 후유증이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가 주연한 ‘워킹걸’ 개봉 중 벌어진 일이라 클라라의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2년여 간 ‘이슈녀’로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강한 파급력을 일으켰던 그가 본업인 연기로 빵빵한 조명을 받는 기회가 물거품으로 사라질 위기인 것. 이번 사태에 대한 현명한 해결과 함께 그의 배우로서의 위치 선정이 중요한 시점이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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