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발빠른 선수가 많을수록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는 등 여러모로 유리하다. 그래서 현대 야구에서 스피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해 팀 도루 1위에 오르는 등 적극적인 베이스 러닝을 선보이며 사상 첫 통합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삼성 선수들의 주루 지도를 담당하는 김평호 코치는 지난 시즌을 되돌아 보며 "개인적으로는 만족하지만 사람의 욕심이라는 게 끝이 없다"면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팀 도루 1위에 오른 만큼 타 구단들의 견제도 더욱 심해질 듯. 김평호 코치 또한 "상대 팀들이 경계하고 준비를 많이 하는 만큼 그걸 뚫고 헤쳐나가야 하기 때문에 실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부상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한 박자 빠른 슬라이딩을 주문할 계획이다.
지난해 도루 1위에 오른 김상수를 비롯해 박해민, 야마이코 나바로, 조동찬 등 삼성의 뛰는 야구를 이끄는 주축 세력들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지난해 정말 잘 해줬는데 더 나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부분도 없지 않다. 우선 좌완 투수가 등판했을때 도루가 조금 부족했는데 이 부분을 좀 더 신경쓸 생각이다".
또한 그는 "조동찬의 경우 무릎 부상을 당한 뒤 후유증 때문인지 스피드가 조금 줄어들었다. 그리고 부상에 대한 부담감이 남아 있어 도루에 대한 생각이 많이 떨어진 느낌"이라고 아쉬워 했다.
지난해까지 대주자 요원으로 맹활약했던 강명구는 전력 분석원으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강명구의 대체 선수를 발굴하는 것도 이번 전훈 캠프의 과제 가운데 하나다.
김평호 코치는 "구자욱이 공격, 수비, 주루 모두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 캠프부터 외야 수비 훈련을 병행할 예정인데 기존 선수들과 자리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쟁에서 밀려나는 선수가 대수비 및 대주자 역할을 해야 하니 자연스레 선수층이 탄탄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력 후보 가운데 한 명인 박찬도에 대해서도 "손목 부상으로 캠프에 합류하지 못하고 잇는데 박찬도도 강명구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 가능성이 있다고 보니까 우선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지난해의 영광을 재현하는 게 올 시즌 목표다. 김평호 코치는 "지난해와 비교되는 경우가 많겠지만 전쟁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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