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기강부터" 김성근 감독, 김광수 돌려보낸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1.18 15: 16

"질 때 지더라도 팀 기강부터 세우겠다". 
일본 고치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한화는 18일 3명의 선수들이 하차했다. 각각 왼쪽 무릎과 오른쪽 종아리 근육통을 느낀 배영수와 송은범이 오키나와 재활 캠프로 이동한 가운데 또 다른 베테랑 투수 김광수는 아예 국내로 귀국했다.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데도 이 같은 조치가 내려진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18일 고치 시영구장에서 만난 김성근 감독은 "팀 기강부터 바로 세우기 위한 결정이다"고 밝혔다. 17일 첫 단체 훈련을 앞두고 선수단 전원이 외야 좌측과 우측을 오가는 러닝을 실시했는데 이 과정에서 전력으로 뛰지 못한 선수들이 김 감독 눈에 걸렸다. 그 중 하나가 김광수였다. 

김 감독은 "달리기를 하는데 진지하지 못했다. 사이판에서 훈련을 했다고 하는데 제대로 한 것인지 모르겠다. 불펜 투구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며 "그런 상태로는 지금 훈련을 하기에는 어렵다. 질 때 지더라도 팀의 기강부터 바로 세우겠다. 그 선수를 써서 지는 것보다 더 낫다"고 밝혔다. 
배영수·송은범의 오키나와행과 김광수의 조기 귀국은 선수단 전체를 향한 김 감독의 분명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훈련 때 올라왔던 것이 모두 사라졌다. 훈련이 연결되지 않고 끊기니까 이렇게 됐다. 개인 훈련을 한다고 하지만 혼자서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는 미리 몸을 만들어 놓고 경기를 위한 훈련을 해야 할 시기다. 여기 와서 몸을 만드는 건 너무 늦다"며 "개막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한창 끌어올려야 할 시기에 다시 처음부터 만들어야 해 머리가 복잡하다. 원래 4~5개월 계획을 미리 짜는데 이번에는 그럴 수 없었다"고 했다. 
한화는 지난해 가을 일본 오키나와에서 강도 높은 마무리훈련을 소화했으나 12월부터 1월 중순까지 비활동기간 45일을 쉬며 연속성이 끊겼다. 여러 선수들이 해외에서 자율 훈련을 했지만 단체로 하는 것만큼 효율성이 없었다. 김 감독은 "당장 경기에 임할 수 있는 선수가 얼마 안 된다. 어린 선수들은 가을에 한 것을 모두 잃어버렸다. 실망스럽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은 "지금 몇몇 선수를 더 돌려보낼까 싶기도 하다. 고민을 하고 있다. 계속 지켜볼 것이다"고 말했다. FA 배영수와 송은범 그리고 베테랑 김광수까지 훈련 시작과 함께 고치에서 이탈했다. 김 감독이 세워놓은 원칙 앞에서는 어느 누구도 예외란 없다. 한화의 고치 캠프에 전에 없던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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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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