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이민호의 첫 영화 진출작 '강남1970'이 개봉을 앞둔 가운데, 그를 지지하는 관객들이 영화의 다소 높은 폭력성을 '견뎌내고' 후한 점수를 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70년대 강남 땅 투기 열풍에 휘말린 종대(이민호 분), 용기(김래원 분)의 삐뚤어진 욕망을 다룬 이 영화는 주인공이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갈 때마다 잔혹한 폭력씬을 소화하는데, 폭력 그 자체가 꽤 큰 비중을 갖고 있어 일반 관객의 '진입 장벽'이 낮지 않은 작품이다.
합을 잘 맞춘 화려한 액션이 아니라, 칼이나 도끼로 되는대로 찌르고 찍고 보는 건달 액션이 수시로 진행되는데, 이 폭력씬은 주인공이 욕망으로 인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 중요한 척도라 이를 완전히 배제하고 영화를 이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영화적으로 즐길 수 있는 관객층과 이민호를 좋아하는 관객층이 모두 이 영화를 지지한다면 시너지가 크겠지만, 일반 관객 중 상당수는 부담감을 느낄 법도 하다. 폭력씬을 하나하나 떼어놓고 보면 그 잔인성이 아주 높진 않지만, 이 씬들이 꾸준히 반복되기 때문. 기존 이민호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주로 멜로 드라마에서 그를 접했을 가능성이 크므로, 배우와 함께 팬층도 새 장르 도전에 나서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바로 이 지점에서 팬들의 지지는 더 뜨거울 수도 있다. 스크린 진출을 맞아 새로운 장르와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모습은 어찌됐든 신선하기 때문. 이민호는 특유의 '착한 눈'은 유지하면서도 과격한 욕설과 거친 폭력씬을 소화하며 연기 영역을 넓혔다. 피부를 더 검게 하고, 더벅 머리를 소화하는 등 미모로 승부하지 않으려는 프로 정신도 엿보였다.
개봉을 앞둔 인터뷰에서 그 도전 정신이 두드러진다. 그는 "나는 팬들이 나의 갇혀진 모습을 좋아한다고 생각 안 한다. ‘꽃보다 남자’때부터도 인간적이고 내 본연의 모습을 좋아해서 장시간 좋아하는 거라고 믿고 있다. 어떤 캐릭터를 하든지, 혹 불만족이 있을 수 있지만 존중해 주실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속자들’이 끝나고 대체 왜 영화를 찍었냐고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 더 돈을 벌고자 했거나 상업적으로 하려고 했으면 영화를 못 했을 것 같다. 다가오는 30대에 배우로 거듭나고 싶은 욕심도 있어서 그 타이밍에 영화를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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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