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외야수 아오키 노리치카(33)가 돈보다 승리, 그리고 기회를 선택했다. 스즈키 이치로(42) 역시 같은 마음이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다.
아오키는 지난 17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년 4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보장된 2015 시즌 연봉은 400만 달러고,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는 별도다. 2016 시즌 옵션이 행사되지 않을 경우 바이아웃 금액은 70만 달러로 책정됐다. 계약 규모는 최대 1250만 달러까지 될 수 있다.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외야수 중 하나였던 아오키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외야수라는 것을 입증했다. 미국 진출 첫 해인 2012년에 10홈런-30도루를 올린 뒤 홈런과 도루는 매년 감소했으나 타율은 2할8푼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 132경기 성적은 타율 2할8푼5리, 1홈런 17도루다.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아메리칸리그 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던 아오키는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었던 상대인 샌프란시스코를 새 팀으로 택했다. CBS스포츠의 존 헤이먼은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오키는 더 큰 금액이 보장되는 다년계약 제안을 다른 곳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힌 뒤 아오키가 샌프란시스코로 향한 3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 번째는 도시 그 자체다.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내에서도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그 다음 이유는 팀이 또 한 번의 우승을 꿈꿀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갖춘 ‘컨텐더’라는 점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5년간 3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으로 이어지는 다저스의 막강한 선발진에 비해서는 부족하지만 매디슨 범가너를 필두로 팀 허드슨, 제이크 피비 등이 받치는 샌프란시스코 마운드는 맷 케인, 팀 린스컴의 부활 여부에 따라 더 강해질 수 있다.
마지막은 역시 출전 기회다. 외야수가 부족한 팀 사정으로 인해 아오키는 비교적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주전 좌익수로 활동했던 마이클 모스가 FA 자격을 얻은 뒤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해 좌익수 자리가 비어 있었다. '철인' 헌터 펜스가 우익수에 고정된 것 외엔 아직 주전이 보장된 선수는 없다. 앙헬 파간과 그레거 블랑코는 중견수 자리를 놓고 다툴 수 있고, 좌익수로는 아오키 외에도 트래비스 이시카와가 있지만 이사카와와의 경쟁에서는 아오키가 앞선다.
한편 아오키가 샌프란시스코로 가면서 호시탐탐 빅리그 외야의 한 자리를 노리고 있던 이치로는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이치로를 원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지만, 주전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마이애미는 이치로를 영입한 뒤 1루수로 돌리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의 외야수로 꼽혔던 이치로로서는 세월의 무상함을 느낄 법한 변화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현재 이치로를 주전 외야수로 쓰려는 팀을 찾기는 힘들다. 보험용 혹은 백업이다. 빅리그 통산 3000안타에 156개를 남겨두고 있지만 이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현재는 불투명하다. 2월 각 구단의 스프링캠프 일정 도중 부상 등으로 결원이 생기면 극적으로 이치로의 자리가 생길지도 모르지만, 요행을 바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이치로가 스프링캠프 이전에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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