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 '무한경쟁' 슈틸리케호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1.19 05: 30

베스트 일레븐이 정해지지 않고 누가 나올지 모르는 팀은 상대에게 두려운 존재가 될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선의의 경쟁 효과를 불러온다. 지금의 슈틸리케호가 그렇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15 AFC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서 3연승을 기록하며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오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4시 30분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서 B조 2위 우즈베키스탄과 4강 진출권을 놓고 격돌한다.
슈틸리케호는 명확한 주전과 백업의 경계선이 없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더블 스쿼드를 구축했다. 13일 쿠웨이트전서는 지난 10일 오만전 선발 라인업과 비교해 무려 7명의 얼굴이 바뀌었다. 17일 호주전도 마찬가지였다. 부상(감기 몸살)자들로 인한 어쩔 수 없는 로테이션이었다. 자연스레 무한경쟁의 그림이 만들어졌다. 55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노리는 슈틸리케호로선 더없이 좋은 현상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8일 브리즈번에서의 마지막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기성용 박주호 구자철을 비롯해 부상으로 대회를 마감한 이청용 등은 모두 중요한 선수들"이라며 "이들이 크고 작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못 뛸 때 다른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의미가 있고 중요한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호주전서 쉬거나 많이 안 뛰어 이날 훈련장에 나온 선수들에게 '여기 있는 선수들은 모두 중요하고 언제 어떻게 경기에 나갈지 모른다.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이곳에 나온 것이다'라고 말했다"면서 "오만전과 쿠웨이트전에 골을 넣은 조영철과 남태희도 이곳에 와 있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언제 어떻게 누가 경기에 나갈지 모른다.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존중을 받고 경기를 뛰고 있다. 지금까지 23명 중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경기에 나섰다. 선수들도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서 슈틸리케호의 23명 중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이는 3번째 골키퍼로 밀려난 정성룡(수원)이 유일하다. 오만전은 베스트 일레븐이 출격했다. 이청용(볼튼)이 다리 부상으로 대회를 조기 마감하고,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마인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등이 감기 몸살로 곤욕을 치르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쿠웨이트전은 슈틸리케 감독의 수완이 발휘된 한 판이었다. 선발 라인업에 파격적인 변화를 줬다.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승점 3을 얻었다. 호주전도 비슷했다. 많은 선수들이 바뀌었지만 1차 목표였던 조 1위 8강행의 꿈을 이뤘다.
슈틸리케 감독은 1명의 스타 플레이어에 움직이는 팀이 아닌 '23명'이 모두 능력을 발휘하고 인정 받는 팀을 만들어가고 있다. 누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슈틸리케호가 갈수록 무서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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