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 효과
[OSEN=이슈팀] '1000원의 경쟁력'은 무서웠다. 담뱃값 인상 정국을 틈 타 국산 담배 보다 1000원 싸게 판 외국산 담배 '보그'가 대한민국 담배시장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첫 현상은 '품귀'였다. 담배 판매점에서 '보그'는 이미 귀한 몸이 됐다. 애연가들이 1000원이나 싼 보그를 워낙 많이 찾는 데다 소매점에서는 마진 폭이 적어 보그 판매를 꺼려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현상은 외국산 담배의 가격 인하 경쟁이다. 지난 19일 한국필립모리스는 '말보로'와 '팔리아멘트'의 가격을 200원 내렸다. 이들 제품은 담뱃값 인상 후 4700원에 판매 됐으나 이번 인하 조치로 4500원이 됐다. 즉, 국산 담배와 동일한 가격이 됐다.
국산 담배와 수입산 담배의 가격 격차가 없어지거나 오히려 역전 되는 상황이 새해 답뱃값 인상 후 나타났다.
담뱃값 역전은 곧바로 매출 판도 변화로 연결 됐다. '보그'는 전년도 동기에 비해 거의 2배 가까이 판매가 늘었고 국산 담배 '에쎄(KT&G)'는 20% 가까이 매출이 떨어졌다.
물론 '보그'의 3500원 정책은 그리 오래 가지는 않는다. 정부에 내야하는 세금에 소매점주 마진을 떼고 나면 사실상 손해보는 장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그 제조사인 BAT(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는 내달 리뉴얼 된 제품을 내놓으면서 4000원대로 인상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 동안 보그는 국산담배 대부분이 4500원에 가격이 형성된 가운데 3500원의 가격을 책정해 담배 시장의 '허니버터칩'이라는 비유로 대한민국 담배시장의 핫 이슈가 됐다.
BAT 코리아는 지난 13일 슬림형 담배 브랜드 '보그' 시리즈의 가격이 3500원이라고 발표하면서 담배 시장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기존 2300원에 판매 되던 보그는 세금 인상분을 고려하면 4300원에 팔아야 하지만 1200원만 오른 3500원으로 책정했다.
갑 당 세금 3318원을 제외하면 182원 밖에 남기지 못하지만 BAT코리아 손해를 보더라도 시장 점유율을 올리겠다는 전략으로 맞섰다.
3500원 담배 ‘보그’를 비롯해 BAT가 판매하는 ‘던힐’도 1800원만 인상 됐다. 보그에 비해 인상폭은 높지만 국산 담배보다 최소 200원 저렴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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