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러셀 크로우가 유머러스한 매너남의 정석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러셀 크로우는 19일 오전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내한 기자회견에서 유머러스하면서도 매너 넘치는 모습으로 현장에 모인 이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등장부터 유머러스했다. 그는 포토콜에 서서 손가락으로 깜찍한 브이(v)를 그려보여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또한 정확한 한국 발음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외쳐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이후 시작된 기자회견에서 러셀 크로우는 매너남의 정석을 선보였다. 그는 자신에게 질문을 하는 기자가 보이지 않으면 “어디 있냐. 보이질 않는다”며 직접 찾아나서 시선을 모았다. 또한 MC가 언급할 만큼 모든 질문에 진지하게 답변해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젊은 배우로서 수천 개의 연극과 록앤롤 공연을 했었다. 당시에는 허스키한 목소리가 유행해서 활동했는데 새벽 5시에 매일 기상해서 시드니 공원에 가서 솔잎을 치우고 그 땅에다가 소원 쓰고 다시 솔잎으로 덮고 했다. 지금으로 보면 웃기고 무의미할 수 있는데 그 당시 확신한건 새벽 5시에 일어나서 활동하는 배우는 나밖에 없다는 자신감이었다”라며 “이러한 절제와 노력이 어찌 보면 성장의 기반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배우들이 하지 않는 것들을 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작품을 보면 한국인들이 많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우리는 영국 식민지로 영국에서 해방된 이후 영국 때문에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는데 한국도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상실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한국은 가족 가치관이 중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쟁으로 인한 상실이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아들바보’의 모습도 보여줬다. 그는 “나는 내 자녀들에게 모든 상황에 필요로 하는 아빠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면서 “개인적으로 두 아들의 아버지로서는 아이들과 떨어지는 것을 싫어하고 걱정한다. 그래서 같이 다녔는데 이제는 아이들이 성장해서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가정을 최대한 지켜주려고 하고 온전해지길 원하며 창의적이고 올바르고 곧게 성장하는 아이들로 자라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유머도 갖춘 ‘매너남’이었다. 그는 스포츠의 기자가 질문을 던지자 “내가 럭비팀의 오너인데 얼마 전 경기에서 우리 팀이 우승을 했다. 스포츠지 기자라고 하시길래 그 이야기를 하실 줄 알았는데”라면서 “내가 1등했다. 이거 기사 쓰셔도 된다”고 말해 모든 이들을 폭소케 했다.
한편 러셀 크로우의 출연작이자 그의 첫 감독 데뷔작인 ‘워터 디바이너’는 전쟁에서 사망한 세 아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먼 여정을 떠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오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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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