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거 vs 중단’ 한·일 MLB행 엇갈린 희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1.19 13: 06

상위 리그로 진출하려는 한국과 일본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은 강정호(28, 피츠버그)가 메이저리그(MLB) 진출의 꿈을 이룬 반면 일본은 몇몇 선수들이 MLB행을 포기했다. 리그 전체를 따져봐도 한국은 첫 야수 직행의 쾌거를 이뤘지만 일본은 20년 역사가 끊겼다.
어김없이 아시아권 선수들의 MLB행 진출 타진이 줄을 이었던 한 해였다. 한국에서는 강정호를 비롯, 김광현(SK) 양현종(KIA)이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MLB행을 꿈꿨다. 이 중 강정호는 피츠버그와 4년 1100만 달러, 5년차 옵션 포함 5년 1650만 달러에 계약했다. 반면 일본은 MLB행이 유력시됐던 마에다 겐타(히로시마), 가네코 지히로(오릭스), 도리타니 다카시(한신)이 결국은 모두 국내 잔류를 선언했다.
마에다의 경우는 포스팅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소속팀 히로시마가 미온적 반응을 보였다. 마에다도 이런 상황에서 굳이 MLB행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한 발 물러섰다. 향후 완전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취득한 뒤 가는 게 낫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MLB 경기를 직접 관전하며 의지를 불태웠던 가네코 역시 오릭스와 4년 20억 엔(추정)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MLB 진출을 몸값 부풀리기용으로 활용했다”라는 비난이 잇따랐고 가네코 또한 “죄송하다”라며 진화에 나서야 했다.

마지막까지 MLB에 도전했던 도리타니는 시장의 싸늘한 관심 속에 한신과 다시 계약을 맺었다. 샌디에이고, 토론토와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우는 만족스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 언론들은 “비슷한 시기 MLB 진출을 추진한 강정호에 밀렸다”라며 시점이 좋지 않았다고 일제히 평론했다.
강정호와 도리타니의 헛갈린 희비는 리그 전체의 역사와도 연관이 됐다. 강정호는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MLB에 직행한 첫 야수가 됐다. 류현진(28, LA 다저스), 윤석민(29, 볼티모어)에 이어 3년 연속 미국 진출 선수를 배출했다. 반면 일본은 그들이 내심 자랑했던 20년 역사가 끊겼다. 일본은 1995년 노모 히데오가 MLB에 진출한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1명 이상의 미국 진출자를 배출했으나 그 역사를 21년으로 연장하지는 못했다.
일본은 노모를 시작으로 1996년 스즈키, 1997년 하세가와, 1998년 요시이 마사토 등 미국 진출자를 꾸준히 배출했다. 그 후에도 사사키, 이치로, 마쓰이, 마쓰자카가 미국으로 건너가 좋은 활약을 선보였고 마쓰이, 니시오카 등 내야수들의 도전도 계속됐다. 최근에는 다르빗슈, 후지카와, 아오키, 다나카, 와다 등 일본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바다 건너로 건너갔다.
한편 한·일 양국 선수들의 MLB 도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김광현 양현종 등 올해 MLB행을 잠시 미뤘던 선수들이 재도전 의사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마에다가 다음 주자로 손꼽히는 가운데 오타니, 후지나미 등 젊은 선수들도 장래에는 MLB에 도전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아시아 야구를 대표하는 두 나라의 경쟁 무대가 MLB로 옮겨갈 조짐까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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