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부분은 역시 장타력을 비롯한 공격력이다. 강정호(28)에 대한 피츠버그의 기대치가 그렇다. 그렇다면 장타를 상징하는 ‘홈런’에 대한 구장 궁합은 어떨까. 구장 궁합이 그다지 좋지는 않다는 결론이 나오지만 원정에서 힘을 낸다면 못할 것도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피츠버그와 4+1년 총액 1650만 달러의 계약을 맺은 강정호는 이제 해적선의 일원으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상대들은 만만치 않다. 2루에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닐 워커, 3루에는 올스타 내야수 조시 해리슨이 버틴다. 유격수 자리에도 급성장하고 있는 조디 머서가 강정호와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결국 강정호의 장점을 최대한 어필할 필요가 있다. 장타다.
관계자들은 비교적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MLB 한 구단의 스카우트는 “피츠버그도 강정호의 올해 성적이 MLB에서는 크게 떨어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라면서도 “상대적으로 타율에 비해 홈런 및 장타는 감소폭이 덜할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베팅을 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미 MLB를 경험한 류현진(28, LA 다저스) 또한 와의 현지 인터뷰에서 “꾸준히 뛴다면 20홈런이 가능하다”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홈런만 놓고 보면 강정호와 피츠버그의 궁합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홈구장인 PNC파크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좌중간이 깊은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PNC파크의 좌중간에서 가장 깊은 곳은 무려 124.97m나 된다. 잠실구장 한가운데 펜스만하다. 아무래도 잡아 당겨서는 홈런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우중간 담장 거리는 114.3m로 짧다. 전체적으로 구장이 크기는 하지만 좌타자가 홈런을 치기는 한결 수월한 구장이다.
에 의하면 PNC파크의 우타자 홈런 파크팩터는 85로 MLB 30개 팀 중 가장 떨어졌다. 좌타자들은 92로 그나마 나았다. 때문에 대부분의 선수들이 원정에서 더 많은 홈런을 쳤다. 지난해 팀 내 최다 홈런을 기록한 앤드류 매커친은 홈에서 10개, 원정에서 15개를 기록했다. 스위치 타자인 닐 워커 또한 홈에서 10개, 원정에서 13개, 심지어 좌타자인 페드로 알바레스도 홈(8개)보다 원정(10개) 홈런이 많았다. 이는 조시 해리슨(4-9), 스탈링 마르테(5-8)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 시즌을 내내 PNC파크에서 치르는 것은 아니다. 원정도 다녀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20홈런의 가능성은 원정에서 찾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많은 경기를 갖는 동일지구 내 팀들의 홈런 파크팩터는 그다지 짜지 않다.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이 우타지 기준 92로 다소 떨어지긴 하지만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114, 전체 2위), 밀워키의 밀러파크(109, 5위), 컵스의 리글리 필드(105, 8위)는 모두 평균보다 우타자 홈런이 많이 나오는 곳이었다.
한편 PNC파크를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이야기 또한 나온다. 강정호는 지난해 40개의 홈런 중 우측 및 우중월로 날아간 타구가 7개에 불과했다. 대부분 좌측이나 좌중월로 날아갔다. 하지만 좌중월 홈런의 평균비거리는 120m가 넘었다. 전체 홈런 비거리도 119.6m로 피츠버그의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도 크게 손색이 없다. 구장을 의식하지 않고 하던 대로 타격에 집중한다면 홈에서도 의외로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다. 20홈런 달성의 매우 중요한 전제 조건이다. 물론 모든 것은 주전 자리를 차지하며 꾸준히 경기에 나선다는 전제 하에 성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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