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지옥훈련, 양보다는 질이다?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의 스프링캠프가 어느 때보다 세분화된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다. 매일 똑같은 일정이 나오지 않는다. 조금 조금씩 일정에 작은 변화를 주며 공수주로 파트를 철저하게 나눴다. 김성근 감독 특유의 세밀함과 정교함이 깃들어 있다. 단순히 양이 많은 게 아니라 질을 추구하고 있다. 아직 선수들이 지쳐 쓰러질 정도로 강도는 세지 않지만 밀도가 높다.
김성근 감독은 캠프 출발 전 "훈련의 양보다는 질이다. 내실을 기할 것이다"고 말했다. 19일 일본 고치 시영구장에서 열린 훈련을 보면 그렇다. 오전부터 점심 전까지는 투수와 내야수는 보조구장에서 번트를 처리하는 연습을 20분 동안 소화하고, 양사이드 펑고를 한 시간 동안 받았다. 3명의 코치들이 정면과 좌우로 쉴 새 없이 펑고를 쳤다.

그 시각 외야수들도 다테이시 미쓰오 수비코치의 지휘아래 좌우 뒤로 향하는 직선 타구와 함께 외야 각각의 루에 송구하는 연습을 했다. 다테이시 코치와 함께 오릭스 버팔로스 수석코치 출신의 고바야시 신야 코치도 인스트럭터로 합류해 외야수들의 훈련을 도왔다.
김성근 감독은 "고바야시 코치를 인스트럭터로 불렀다. 외야 수비와 번트를 맡는다"고 설명했다. 고바야시 코치는 전날 선수들의 번트 훈련을 이끌었다. 일정 선을 넘지 않도록 번트의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는 연습이었다. 세밀한 야구를 추구하는 것이다.
오후에는 팀 배팅 훈련이 이어졌다. 번트에서 타격으로 전환하는 버스터와 히트앤런 작전 연습이 한 시간 동안 계속 이어졌다. 특히 1루 주자의 도루를 가정한 '2루-유격수 보고 배팅'과 3루 주자의 홈 스타트까지 각각의 상황을 가정하고 움직였다.
그 뒤에도 8명의 야수들은 3개조로 나눠져 티배팅-번트-버스터 훈련을 로테이션으로 돌아갔다. 김 감독은 "팀배팅 훈련은 SK 시절에 따로 하지 않았다"며 "작년 한화 데이터를 보면 세밀함에서 많이 약했다. 득점권 타율이 낮고, 진루타도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한화는 지난해 득점권 팀 타율 8위(.269)에 번트도 50개로 적었다. 김 감독 특유의 세밀한 야구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선수들에게 상황에 맞는 타격과 작전수행의 맞춤형 훈련이 필요하다. 공수주에서 세분화된 훈련으로 정교함을 키우는 한화, 과연 세밀함을 더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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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