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합류’ 루카스·소사, 배트맨·로빈 돼야 한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1.19 15: 15

마침내 LG 트윈스의 외국인 원투펀치 루카스 하렐(30)과 헨리 소사(30)가 합류했다. 18일(이하 한국시간) 소사가 애리조나 LG 훈련캠프에 온 것에 이어 19일에는 루카스가 동료들과 함께 훈련을 시작했다.
이제 겨우 첫 날. 어쨌든 시작은 좋다. 루카스와 소사는 2011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함께 뛴 경험이 있다. 이듬해 소사가 한국행을 선택했고, 루카스는 휴스턴에 남았다. 그리고 루카스는 2012시즌 11승 11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 휴스턴의 1선발 에이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3시즌 6승 17패 평균자책점 5.86으로 부진했고, 2014시즌에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다가 11월 LG와 계약을 체결했다. 
3년 동안 조금 다른 길을 걸었지만, 둘의 우정은 변함없었다. 서로 “원래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였고,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연락을 주고받았다”며 친분을 과시했다. 덧붙여 루카스는 “(4년 전) 소사한테 어떻게 던지는지 배우는 걸 좋아했다. 나보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오늘도 러닝할 때에 이동현 선수한테 많은 걸 물어봤다. 만약 팀이 내게 스타일을 바꾸라고 하면 변할 준비가 되어 있다. 소사는 배트맨이고 난 로빈이다. 소사가 에이스다”며 마음을 열고, 소사와 힘을 합쳐 선발진을 이끌 것을 다짐했다.

LG에 있어 둘의 활약을 ‘필수’다. LG 선발진이 100% 전력으로 2015시즌을 맞이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토종 원투펀치 우규민과 류제국 모두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한 만큼, 루카스와 소사가 시즌 초반부터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3월 28일과 29일 KIA와 개막 2연전부터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된다. 정말 ‘배트맨과 로빈’되어야 LG가 시즌 초반부터 순항할 수 있다.
쉬운 일은 아니다. 한국에서 3년을 보낸 소사는 계산이 서지만, 루카스는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지녔어도, 한국무대에 적응부터 해야 한다. 2012시즌 메이저리그 1선발 투수의 모습을 보여줄지, 2014시즌 마이너리그(트리플A)에서 평균자책점 5.15를 찍은 모습이 나올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LG에 투수 전문가가 많고, 이들 모두 두 투수에게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양상문 감독을 필두로 차명석 수석코치와 강상수 투수코치까지 루카스와 소사가 충분히 2015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낼 것이라 믿고 있다.
양 감독은 루카스가 지난 2년 동안 부진한 이유에 대해 “투구 밸런스에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이 점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루카스가 잃어버린 밸런스를 되찾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양 감독은 빅리그 경험이 전무한 코리 리오단을 원포인트 레슨을 통해 살려놓은 바 있다. 루카스는 부진 속에서도 구속은 떨어지지 않았다. 작년에도 150km를 상회하는 공을 던졌다. 구위 자체는 2012시즌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만큼 양 감독의 손을 거쳐 부활할 확률이 높다. 루카스를 유망주 시절부터 지켜본 강상수 투수코치는 “충분히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투수다. 싱커를 통해 쉽게 아웃카운트를 늘려갈 것이다”고 루카스가 한국에서 더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봤다.
소사는 이미 지난해 넥센에서 길을 찾았다. 장기로 여겼던 고속싱커를 봉인,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투피치로 대성공을 거뒀다. 2014시즌 후반기 6승 무패 평균자책점 2.93의 상승세를 LG서도 이어간다면, LG의 소사 영입은 대성공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해 소사의 반등요인을 정확히 짚어낸 차 코치는 소사가 한 단계 더 진화할 수 있다고 봤다. 차 코치는 “변화구 구사 능력은 소사가 리즈가 보다 나은 것 같다”며 소사가 떨어지는 변화구를 추가할 경우, 리즈와 같은 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LG 코칭스태프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소사에게 체인지업을 연마하게 할 계획이다.
   
2015시즌 초반 베스트 시나리오는 이렇다. 루카스와 소사, 그리고 성공적으로 재활을 마친 우규민이 선발진 세 자리를 굳건히 지킨다. 변수인 나머지 두 자리는 김광삼, 혹은 신예투수가 버텨준다. 4월까지 5할 승부를 하고, 류제국이 합류하는 시점부터 치고 올라간다. 반대로 루카스와 소사가 부진하면 답이 안 나온다. 선발투수 2, 3명을 만드는 것도 벅찬 상황이다. LG가 지난 2년과 다르게 ‘슬로 스타터’에서 탈피하려면 루카스와 소사가 잘 해야만 한다.
한편 LG 구단은 루카스와 소사, 그리고 한나한까지 등록명과 등번호를 확정지었다. 루카스 하렐은 루카스로, 헨리 소사는 소사로, 잭 한나한은 한나한으로 등록될 예정이다. 등번호는 루카스가 37번, 소사가 50번, 한나한이 4번을 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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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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