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심장’ 감독 “흥행하면 16년 사귄 여친과 결혼” 공약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1.19 15: 27

영화 ‘내 심장을 쏴라’의 문제용 감독이 흥행 가능성에 대해 동문서답 식 결혼 계획을 밝히며 재치 있게 응수했다. “어느 정도 스코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엉뚱하게 자신의 굴욕에 가까운 연애사와 결혼 얘기로 정면 대응한 것이다.
문제용 감독은 최근 열린 ‘내 심장을 쏴라’ 미디어 데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작품으로 데뷔하게 됐는데 심경이 어떠냐”는 물음에 “하루하루가 정말 감격스럽고 이 영화가 관객 분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지 정말 기대되고 설렌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원작 소설이 너무 훌륭해 누만 끼치지 말자는 게 저의 초심이었다”고 밝힌 문 감독은 “두 남자의 정신병원 탈출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이지만 회색 콘크리트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정서를 담아내는데 가장 집중했다”고 답했다. 정신병동은 영화의 공간적 배경일 뿐, 역설적으로 꿈과 희망을 찾아가는 고단한 여정을 상징하는 은유로도 쓰일 수 있다는 얘기였다.

  
신생 투자 배급사인 이수C&E와 리틀빅픽쳐스 제공 영화라 스크린 확보가 어렵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모범정답 같은 또렷한 답을 내놓았다.
“가슴 뛰게 하는 영화는 광고와 마케팅과 무관하게 관객이 먼저 알아봐 주실 거라고 믿는다. 비록 대기업 배급사 라인은 아니지만 충분히 영화적 재미와 감동을 담았다고 자신한다. 연출력은 잘 모르겠고(웃음), 이민기 여진구 유오성 신구 등 출연 배우들의 연기는 감히 최고였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작은 미담 한 토막도 공개했다. 한양대 연극영화과 재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16년간 ‘연애만’ 해온 여자 친구가 있는데 이 영화가 흥행하면 숙원사업인 결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사연이었다.
문제용 감독은 “그 동안 고정 수입이 없어 결혼을 차일피일 미뤄왔는데 제작사 대표님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신혼여행을 포함해 결혼 제비용을 전액 부담해주신다고 전 스태프들 앞에서 공약했다”며 활짝 웃었다.
 “이 소식을 접한 시나리오 작가 여자 친구가 당분간 자신에게 소홀해도 좋으니까 촬영과 후반작업에 전력투구하라고 신신당부했다”는 우스개도 덧붙였다.
‘내 심장을 쏴라’ 제작사 주피터필름 주필호 대표는 “저 역시 영화 제작자로 최선을 다하기 위해 아내와 2세를 포기했다”며 “흥행 뉴스만 나와서 그렇지 70% 이상의 영화인들이 생계 걱정을 할 만큼 힘겹게 버틴다. 저희 문 감독 뿐 아니라 영화가 흥행하면 제작사 수익 절반을 스태프들과 뜻 있는 곳에 나눠 쓸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산골짜기 희망수리 정신병원에 정신분열 증세로 미쳐서 갇힌 수명(여진구)과 400억 유산 상속 때문에 갇혀서 미쳐가는 승민(이민기)의 탈출기를 그린 ‘내 심장을 쏴라’는 정유정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극화한 작품으로 이달 28일 개봉한다. 정신병원 입원 전력을 뜻하는 ‘F코드’가 1월 극장가의 또 다른 키워드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bskim0129@gmail.com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