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표재민의 꿀잼노잼] ‘백년손님’이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청률을 책임지는 중장년층 뿐 아니라 SNS에는 “이렇게 재밌는지 몰랐다”, “정말 소리 내고 깔깔깔 웃었다”는 젊은 시청자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게 보인다. 사위와 장모의 관계를 관찰 카메라에 담는 SBS ‘백년손님’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백년손님’은 부부간의 갈등을 풀어가는 토크쇼 형식으로 출발한 후 2013년 6월 관찰 카메라 형식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 때쯤 포맷을 변경했다. 당시 너나나나 할 것 없이 스타들의 일상을 좇을 때라 ‘백년손님’ 역시 인기 포맷에 편승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허나 포맷 변경 2년여가 지난 지금 ‘백년손님’은 그 어떤 관찰 카메라 형식의 프로그램보다 소위 말하는 잘나간다. 4~5%를 넘기기 힘든 평일 심야 예능프로그램 환경에서 보란 듯이 8%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고, 방송 중 젊은 시청자들의 반응을 알 수 있는 인터넷 역시 호평으로 가득하다. 인위적인 홍보 없이도 재밌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목요일 심야 예능프로그램 최강자의 자리에 올랐다. 경쟁 프로그램인 KBS 2TV ‘해피투게더3’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해피투게더3’는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가운데, 5%대의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백년손님’의 최대 장점은 스타 사위와 장모가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것. 제작진이 최소 개입을 하는 가운데, 관찰 예능프로그램이 쉽게 빠지기 쉬운 오류마저도 현명하게 피해가고 있다. 출연자들이 뭔가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특수한 상황을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괴리감을 주는 구성을 하지 않는 것. 대신 사위와 장모가 서로 시간을 보내면서 어색하기도 하고, 말씨름을 하기도 하지만 끈끈한 정을 쌓아가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안긴다.
톰과 제리 관계로 불리지만 그 누구보다도 친근한 이만기 가족, 실제로 이런 사위와 장모 관계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친구 같은 남재현 가족, 이제 막 함께 시간을 보내기 시작해 어색함으로도 빵빵 터지는 이철민 가족 등. 각양각색이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얽혀있는 스타들의 가족은 시청자들의 대화 주제가 되는 동시에 이들의 친근해서 웃긴 일상이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프로그램은 워낙 개성 강한 장모들과 그들의 지인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웃긴 희한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TV 출연이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인데 아무렇지도 않게 던지는 농담이나 생활 밀착 대화가 그 어떤 개그 프로그램보다 큰 웃음을 선물한다.
분명히 말솜씨는 거칠고 투박하지만 진심이 담겨 있어 귀를 쫑긋하게 한다. 이런 재미 뿐만 아니라 사위와 장모의 긍정적인 관계 변화를 보는 재미, 서로에 대한 진심이 안기는 뭉클한 감동도 빼놓을 수 없다. 예능적인 즐거움과 함께 안방극장에 전하는 순기능이 있는 것. 여기에는 주제는 친근하되 접근 방식은 세련된 ‘백년손님’의 숨은 노력 덕분이다. 즉각적인 재미를 터뜨리게 만드는 자막은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백년손님’이 다소 낡아보이는 듯한 기획의도와 이름만 들어도 혹하는 스타가 없는 약점에도 순항 중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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