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1000만 달러' 슈어저, 초대형계약 성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1.20 01: 57

워싱턴 내셔널스가 창단 후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한 야심의 카드를 뽑아 들었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손꼽았던 맥스 슈어저(31)에 거액을 투자하며 최강 선발진을 완성시켰다.
미 CBS스포츠의 존 헤이먼을 비롯한 메이저리그(MLB) 유력 소식통들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워싱턴과 슈어저가 2억1000만 달러의 계약에 합의했다”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다소 특이한 계약인데 2015년부터 2021년까지 1억500만 달러, 그리고 선수 생활이 끝난 뒤일 법한 2022년부터 2028년까지 1억500만 달러를 분할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7년 2억1000만 달러라고도, 14년 2억1000만 달러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어쨌든 총액 기준으로 엄청난 계약이 탄생했고 노후 대책까지 확실히 한 셈이 됐다.
일각에서는 무려 5000만 달러의 사이닝보너스(계약금)가 포함됐다고 전하고 있다. 한편 이는 저스틴 벌랜더(디트로이트)가 지난 2012년 말 맺었던 7년 1억8000만 달러보다 많으며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의 7년 2억1500만 달러에 이은 역대 투수 2위 기록이다. 물론 지불유예 방식을 따랐기에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 '현가'로 계산한 금액은 2억1000만 달러에 못 미칠 수도 있다. 어쨌든 총액으로 따지면 FA 투수로는 역대 최고액(종전 C.C 사바시아, 7년 1억6100만 달러)이다. 스캇 보라스의 마법이 그를 선호하는 '워싱턴'을 등에 업고 다시 한 번 통한 셈이다.

사실 워싱턴이 슈어저 영입전에 거액을 쓸 것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워싱턴은 선발투수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팀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워싱턴은 이미 훌륭한 선발 로테이션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워싱턴은 3.03의 팀 평균자책점으로 MLB 전체 1위에 올랐다. 선발투수들의 평균자책점도 3.04로 역시 1위였다. 선발투수들은 총 70승을 합작했으며 1002⅓이닝을 던지는 등 맹활약했다.
1~5선발까지 모두 수준급의 선수로 짜여 있다. 조던 짐머맨(29)은 최근 3년간 모두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지난해도 14승5패 평균자책점 2.66으로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덕 피스터(31)는 16승6패 평균자책점 2.41, 스티븐 스트라스버그(27)는 14승11패 평균자책점 3.14, 지오 곤살레스(30)는 10승10패 평균자책점 3.57, 태너 로악(29)은 15승10패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선발 전원이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무시무시한 선발 라인업이었다.
여기에 슈어저가 추가됐다. 어쩌면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팀들로서는 경악스러운 일이다. 슈어저는 현 시점에서 커쇼,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과 함께 ‘빅3’로 뽑을 수 있는 투수다. 2013년 21승3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도 18승5패 평균자책점 3.15의 좋은 성적으로 FA 대박을 예고했다. 디트로이트가 제시한 6년 1억4400만 달러의 연장 계약안은 보자마자 걷어찼다. 그리고 그런 자신감답게 보라스는 그 금액보다 무려 6600만 달러를 더 받아냈다.
현지에서는 이런 워싱턴의 움직임을 다양한 시각에서 보고 있다. 일단 이번 영입이 짐머맨, 피스터의 트레이드로 이어질 수 있는 시각이다. 짐머맨과 피스터는 2015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다. 슈어저의 기량은 두 선수를 상회한다. 하나가 트레이드 된다 해도 선발진은 업그레이드다. 오히려 매물로 내놓은 선수를 통해 불펜이나 야수진을 보강할 수 있다.
하지만 “워싱턴이 대권 도전을 위해 트레이드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워싱턴은 지난해 96승66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최고 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샌프란시스코를 만나 미끄러졌다. 이 실패를 씻는다는 각오다. 그런 측면에서 올해는 절호의 기회다. 트레이드 대상으로 거론되는 짐머맨과 이안 데스먼드를 모두 남겨 ‘마지막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
슈어저 영입 전까지 확정된 연봉이 1억3300만 달러였던 워싱턴이지만 우승을 위해서는 지갑을 열 수 있다는 자세다. 또한 일단 7년간 슈어저에 연 평균 1500만 달러만 지급하면 되는 계약을 만들어 재정 유동성도 확보했다. 당장 연봉을 비워내기 위해 짐머맨이나 데스먼드를 팔아치울 필요는 없는 셈이다.
만약 짐머맨이나 데스먼드의 트레이드가 없다면 워싱턴은 내셔널리그 최강자로 뽑기에 손색이 없는 전력을 갖춘다. 특히 선발진은 그렇다. 6명의 선수가 부상만 없다면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곤살레스가 왼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로악을 불펜으로 내려 활용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야구를 투수만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분명 공포다. 슈어저로 승부수를 던진 워싱턴의 올 시즌은 화제 속에 치러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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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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