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왔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가장 걱정하는 건 외야진이다. 이용규·최진행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재활을 하고 있는 가운데 외야진을 어떻게 구성하는지를 놓고 고민에 빠져있다. 그래서 올 초 넥센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린 오른손 외야수 오윤(34) 영입을 적극 추진했다. 김 감독이 직접 전화까지 걸어서 그를 불렀다.
김성근 감독은 "팀에 외야수가 필요했다. 오윤은 좌익수와 우익수를 모두 볼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화와 계약한 뒤 일본 고치 캠프에 참가한 오윤은 어린 후배들과 본격적으로 경쟁을 시작했다. 캠프에 참가한 외야수 중 그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추승우 뿐이다. 더욱 절박한 각오로 훈련에 매진 중이다.

오윤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감독님과 해보고 싶어 한화행을 결정했다. 감독님의 전화가 와서 놀랐다. 그 전까지 전혀, 아무 인연도 없었다. 그만큼 신경 써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정말 마지막이란 각오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정든 넥센에서 스스로 나온 건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였다. 오윤은 "넥센에서 요청을 받아주셔서 좋은 기회가 열렸다. 넥센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았고, 다른 팀에서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넥센에 젊은 외야수들이 등장하며 그의 입지가 좁아졌고,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는 한화를 택한 것이다.
오윤은 지난해 1군에서 6경기 7타석밖에 들어서지 못했다. 특별히 아픈 곳이 있는 건 아니었다. 2군 퓨처스에서는 64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5리 6홈런 38타점을 기록했다. 넥센에 비해 외야수가 부족한 한화에서는 더 많은 기회를 받게 될 것이다. 일발 장타력을 갖춘 타격은 물론 수비도 마찬가지. 오윤은 "수비는 실수 없이 안정감있게 해야 한다. 파인플레이보다 잡을 건 확실하게 잡고 던지는 수비를 할 것이다"고 했다.
물론 시즌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이제 막 시작된 지옥의 스프링캠프를 버티는 것이다. 오윤은 "계약이 늦어진 바람에 운동이 조금 안 돼 있는 상태다. 일단 몸부터 빨리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든 이 훈련을 버티고 싶다. 절대 낙오를 해서는 안 된다. 감독님이 어떤 역할을 주시든 선수는 그것에 충실해야 한다. 지금은 훈련부터 버티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윤은 "넥센 선수들도 좋지만 한화 선수들이 정말 착하고 좋다. 함께 훈련하면서 보니 어린 후배들도 규율 안에서 잘 움직이는 것 같다"며 새로운 팀 적응에 있어서도 전혀 문제없다고 이야기했다.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오윤이 독수리 군단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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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