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에디킴(25)의 시간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갔다. 지난해 데뷔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공연과 앨범 활동 등으로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고, 그러면서 또 새 앨범 작업에도 몰두했다. 하지만 바쁜 스케줄도 기뻐할 만큼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습이었다.
두 번째 미니앨범 '싱싱싱(Sing Sing Sing)' 발표를 앞두고 만난 에디킴은 한층 더 밝아진 모습이었다. 각 잡힌 군복을 입고 대중에게 존재감을 알린 '슈퍼스타K4' 시절과 기타를 멘 데뷔 때와는 묘하게 다른 분위기가 흘렀다. 그만큼 지난 1년 간 일을 충분히 즐겼고, 여유도 생긴 듯했다.
오는 21일 발매되는 에디킴의 새 미니앨범 '싱싱싱'은 다시 한 번 에디킴의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를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작사 작곡은 물론, 프로듀싱에도 참여하면서 그의 음악적 욕심을 담아냈다. 다양한 장르, 다양한 보컬을 듣는 재미도 추가됐다.

"이번 새 앨범은 지난 앨범부터 일찌감치 선곡했어요. 2010년에 쓴 곡도 있고, 예전에 쓴 곡들을 좋은 순서대로 넣었어요. 장르와 콘셉트에 상관없이 좋아하는 여섯 곡이죠. 과거에 썼던 곡이기 때문에 대중성을 고려하지는 않았어요. 데모 느낌을 많이 살리려고 했죠."
에디킴은 새 앨범에서 많은 변화를 줬다. 1집에서 기타 사운드가 주를 이루는 포크에 집중했다면, 이번 앨범은 기타뿐만 아니라 피아노, 오르간, 드럼, 베이스, 바이올린, 색소폰 등 밴드 스타일의 음악도 담겨 있다. 여기에 포크와 블루그래스, 슬로우잼 등 여러 장르를 시도하면서 음악적 스펙트럼도 넓혔다.
"달라진 게 있다면 아마도 다양성이겠죠? 수록곡은 다 예전에 쓴 곡이지만 시기는 달라요. 여러 시기에 쓴 음악들이고, 장르가 겹치지 않으니까 다양함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사운드적으로 풍성하고요. '에디킴이 이런 음악도 하는 구나'라고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타이틀곡 '마이 러브(My Love)'는 역시나 달콤한 사랑 노래. 앞서 '밀당의 고수'가 남녀 간의 썸을 그렸다면, '마이 러브'는 '너 사용법' 정서의 연장선이다. 연인을 이름보다 '마이 러브'로 부르는 게 안 어색할 정도로 그녀의 모든 것이 예쁘게 느껴진다는 내용. 에디킴의 달콤한 목소리와 잘 어울리는 곡이었다.
"제가 원래 낙천적인 성격인데, 가사에 그런 면을 드러내려고 했어요. 가사도 사랑에서 벗어나 인생 이야기나 좀 더 진지한 면이 있어요. '싱싱싱' 같은 경우는 걱정 없이 부른다는 의미인데, 곡마다 담으려고 했던 감정들이 있어요. '조화'는 겉모습은 화려해도 속은 외로운 연예인들과 현대인들을 꽃에 비유했죠. '샤워 걸'은 재미있는 가사고요."
사랑 노래를 이렇게 닭살스럽고(?), 또 귀엽게 쓸 수 있다니. 에디킴에게서 연애 고수의 느낌이 풍긴다고 말하자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도, 시간도 없었다"면서 고개를 저었다. 데뷔 후 줄곧 앨범 활동을 비롯해 공연, 새 앨범 작업, 드라마 OST 참여 등으로 바쁘게 보냈다는 것.
우스갯소리로 "윤종신 사장님의 차기 음악 노예가 아니냐?"고 묻자, 긍정의 뜻으로 "지난 연말 공연에서 우수사원상을 받았습니다(웃음)."라고 답하며 기분 좋게 웃었다. 당시 말했던 소감까지 재생했다.
에디킴은 윤종신 사단 멤버 중 한 명. 윤종신, 조정치, 정석원 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음악을 하는 사장님이기 때문에 더 잘 소통할 수 있다고. "일단 사장님이 활동하고 있다는 점과 싱어송라이터라는 점이 좋아요. 그렇기 때문에 대화가 통화고, 고충도 잘 알아주시잖아요. 의지도 많이 돼요."
또 그만큼 회사 식구들과의 작업은 에디킴을 편안하게 해줬다. "이미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요.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었어요. 제가 뭘 원하는지, 어떤 사운드가 나와야하는지 서포트를 많이 해주셨죠. 선배님들이 서포트를 잘 해주셔서 기대 이상으로 잘 나온 것 같아요."

사실 두 번의 인터뷰에 거쳐서 느낀 거지만 에디킴은 꽤 고집스러운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음악에 대해서는 색깔과 주장이 강하고 뚜렷했다. 자신이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알기 때문에 나오는 자신감과 고집이었다. 그의 설명을 들으면 이해될 수밖에 없는 것이기도 했다.
특히 이번 앨범 수록곡들은 과거의 에디킴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이다. 더불어 에디킴이 가수 활동을 하기 전이기 때문에 대중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작업한 곡이기도 했다(물론 앨범 준비를 하면서 편곡 과정을 거쳤다). 에디킴은 그때의 그 느낌을 최대한 많이 살리려고 노력했다. 에디킴의 강한 음악적 색깔과 대중의 접전을 쉽게 찾아질 수 있을까?
"우선 절충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고요. 가장 좋은 것은 두 가지 모두 충족되는 건데, 대중성과 함께 커버되면 좋은 곡이라고 생각해요. 곡 안에서 찾아가려고 하는 편인데, 멜로디를 꼬는 음을 많이 사용해서 어렵다는 느낌이 들면, 가사를 마음에 와닿게 쓰려고 해요. 사실 이번 앨범 곡들은 제가 대중 생각 안 하고 쓴 곡이었는데, 곡 자체의 느낌이 바뀌지 않으면서 그래도 대중적일 수 있는 곡을 고른 것 같아요."
인터뷰를 하면서 들려준 에디킴의 따끈따끈한 신곡 중에서는 특히 그의 매력적인 보컬이 돋보였다. "목소리가 너무 좋고 특색 있다"는 칭찬은 넘칠 정도로 들었겠지만, 에디킴의 음악을 듣고 있다 보면 저절로 이런 감탄사가 나왔다. 에디킴 역시 보컬을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는 점을 자신의 장점으로 꼽았다.
"곡마다 표현하는데 있어서 한 가지 창법을 쓰지 않는 게 제 장점인 것 같아요. 몽환적인 느낌, 진지한 느낌 이렇게 다 달라요. 보컬도 악기잖아요. 창법을 많이 연구하고 노래에 적용시키는 게 좋은 보컬이라고 생각해요."
긍정적인 성격에 모범생 이미지와 달리 장난꾸러기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는 에디킴. 데뷔와 동시에 주목받으면서 바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그는 무엇보다 '꾸준하게' 음악하는 뮤지션의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음악을 꾸준하게 여러 방면으로 들려줄 예정인데, 일단 공연을 너무 하고 싶어요. 공연을 좋아해서 앨범 활동 중간 중간에 하고 싶은 마음이죠. 팬들과 대화하는 것도 좋아하고, 제가 섹시 댄스도 춰줄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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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