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훈련이 끝난 뒤 그가 향한 곳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1.20 13: 00

"아니야. 안 끝났어". 
지난 19일 고치 시영구장의 저녁. 한화 스프링캠프가 첫 휴일을 앞두고 엑스트라조의 훈련이 끝마칠 무렵이었다. 캠프의 총책임자 김성근(73) 감독이 신발주머니를 오른 어깨에 메고서 홀로 시영구장을 빠져나왔다. 훈련을 마친 뒤 숙소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김 감독은 "(퇴근하는 것) 아니야. 안 끝났어"라며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겼다. 
김 감독이 향한 곳은 바로 야구장 바로 옆에 위치한 고치시의 종합체육관. 김 감독은 3층의 헬스장으로 들어가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아침 일찍부터 하루 종일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느라 몸이 녹초가 되고도 남았지만, 김 감독은 운동을 거르지 않고 있었다. 

쌍방울 시절부터 SK와 고양 원더스를 거쳐 한화에서도 김 감독과 함께 하고 있는 강성인 트레이닝코치는 "감독님도 운동을 하시니까 훈련을 버틸 수 있으신 것이다. 매일 하루 1시간 이상 꾸준히 운동을 하신다. 숙소에서도 아령을 들고, 튜빙을 하신다"고 귀띔했다. 
김 감독은 야구장에서도 10kg 아령을 양손으로 10번씩 번갈아 들어 올리며 몸을 만든다. 숙소에선 매트를 깔아놓고 윗몸 일으키기까지 한다.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갈 때에도 승용차를 타는 대신 도보로 이동한다. 조금이라도 더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김 감독의 하루 일과를 보면 체력이 없으면 버틸 수 없다. 아침 일찍부터 야구장 곳곳을 누비며 선수들의 훈련을 관찰하고 지도한다. 점심 식사시간은 매번 오후 3시를 넘는다. 끼니를 제 때 하지 못할 정도로 훈련에 몰입한다. 한 번 꽂히면 선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강성인 코치는 "감독님은 잠시라도 가만히 계시지 않는다. 훈련장에서 이곳저곳 정말 바쁘게 움직이신다. 서있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지치지 않으시는 건 운동을 하시기 때문이다. 운동을 통해 근육량이 있으시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도 많은 훈련량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1942년생으로 우리나이 74세 고령이다. 하지만 늘 에너지가 넘치는 데에는 이처럼 개인 운동을 빼먹지 않기 때문이다. 선수들에게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행동을 통해 보여준다. 오는 22일 캠프 첫 '디펜스 데이'를 앞두고 김 감독도 몸 상태를 바짝 끌어 올리고 있다. 이제 펑고를 칠 날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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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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